'대면예배 고집' 세계로교회 목사, "헌금 필요하지만 그것 때문 아냐"

  • 등록 2021-01-12 오전 10:19:52

    수정 2021-01-12 오전 10:19:52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방역 지침 위반으로 폐쇄명령을 당한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정부 지침이 교회에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시설폐쇄 명령서 붙은 부산 세계로교회. 사진=연합뉴스
손 목사는 12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손 목사는 시 폐쇄명령에 반발해 소송을 낸 이유에 대해 “서울지하철은 하루에만 730만명이 타고 다니는데 교회는 1만명이 들어가는 예배당도 20명, 5000명이 들어가는 예배당도 20명,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는 답을 내놨다.

방역 기준이 불공평해 법률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것이다. 손 목사는 “방역법을 어겼다고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는데 무기한으로 기간도 정하지 않고 폐쇄되는 것이 저는 사실 공포스러운 법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손 목사는 폐쇄명령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당국 명령을 수용할 수 없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만약에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건 그때 가서 저희들이 새로운 계획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손 목사는 현 기준 방역수칙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로 기준이 불합리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저희 예배당은 약 6000명이 들어가는데 거기에 20명만 예배드리라는 것 아니냐. 방송을 송출하는 인원만도 20명 넘는다.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목사는 대면예배를 고집하는 이유로는 코로나19 장기화를 들었다. 손 목사는 온라인 예배 접근성이 떨어지는 노년층 교인을 거론하며 “실질적으로 작년 6월부터 1년 동안 예배를 못 드린 것이다. 이 어르신들은 정말로 어렵고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1년 동안 한 번도 예배를 못 드린 분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손 목사는 대면예배가 어려워져 문을 닫은 교회가 많다며 코로나로 교회 운영이 어려졌다는 현실적인 사정을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다. 손 목사는 “제가 알고 있는 통계로 지난 1년 동안 한국에 있는 수많은 교회들 중에서 3000개 이상이 문을 닫았다”며 “비대면예배를 강요하다시피 했는데 작은 교회들이 살아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은 교회들이 고사를 당했는데 정부에서 이들에게 도움을 준 적 있느냐? 재난기금이라고 줬나. 그렇다고 이분들이 항의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교회를 일반 영업체와 비교하기도 했다.

손 목사는 헌금 때문에 대면예배를 고수하느냐는 사회자의 직설적인 질문도 강하게 부정하지 않았다. 손 목사는 “헌금 때문에 이런 문제가 아니냐 하는 것은 교회를 악의적으로 보는 것”이라면서도 “당연히 교회도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헌금이 필요하고 이런 헌금을 통해서 이웃을 돕고 이런 헌금을 통해서 선교사도 돕고 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금을 통한 교회 운영이 현실적인 문제임을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손 목사는 “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돈 때문에 하는 것 아니지 않나. 돈을 받기도 하지만 선생님이 돈 때문에 한다, 이런 식으로 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교회 운영을 사회적 필수 기관인 교육 기관과 비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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