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외국인의 마음이 바뀌었을까.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가고 있다. 17일부터 24일 오전까지 순매도 규모만 9000억여원에 이른다.
24일 오전 11시2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4.14포인트(1.17%) 내린 2040.93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이 매도폭을 확대하면서 지수를 더욱 끌어내리고 있다.
글로벌 펀드플로에서도 한국은 이달 들어 처음으로 순유출세로 돌아섰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NH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16~22일 한국에서 5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홍콩 2000억달러, 대만 800만달러 등보다도 순유출 규모가 컸다. 인도와 태국엔 외려 각각 1억5600만달러, 2700만달러가 들어왔다.
원화 약세 원인 가운데 하나는 달러 강세 요인이 크다. 달러 강세는 결국 미국이 9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됐다. 강달러와 미국의 금리 인상 관련 불확실성이 또 다시 외국인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는 것이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시장 최대 화두로 떠오른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인상 초기 예외 없이 코스피가 조정을 보였다”며 “미국 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만큼 원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그렇다고 국내 증시의 기초체력이나 매력도가 다른 주요국 증시보다 강하지도 않다. 2분기 실적시즌이 본격화한 가운데 삼성전자(005930)를 시작으로 현대차(005380)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기업이 줄줄이 시장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조선업체는 일찍이 ‘실적 쇼크’를 예고하면서 또 한번 실적 기대감을 떨어뜨렸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전분기 대비 0.3% 성장하는 데 그치며 다섯 분기째 0%대에 머물렀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는 미국 금리 인상이 언제, 어느 속도로 실시할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 전까지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계 자금 매도에서 70%를 차지하는 영국계 자금 역시 그리스 사태 해결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더 연계돼 움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