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의 성추문 이후 10여년만인 올해 대중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모니카 르윈스키(41세·사진)가 인터넷상에서의 사이버 폭력과 따돌림 등을 근절하기 위해 사회활동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 모니카 르윈스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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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윈스키는 20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연사로 나서 “성추문이 있었던 1990년대말부터 온라인상에서의 폭력에 시달려왔다”며 이에 대항하는 문화적 혁명을 이제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르윈스키는 일명 `지퍼게이트`로 불리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섹스 스캔들로 미국을 발칵 뒤집었던 인물로, 2004년 이후 잠적해 영국 런던정경대학(LES)에서 사회심리학 석사학위를 따는 등 은둔 생활을 해왔다.
그러다 지난 5월 ‘배니티 페어’라는 연예 잡지 인터뷰를 통해 대중들에게 다시 얼굴을 내밀었고, 이번에는 처음으로 강연까지 나섰다.
그는 “나는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매도 당하고 평판을 망치게 된 최초의 인물일 것 같다”며 “당시에는 페이스북도, 트위터도, 인스타그램도 없었지만, 가십성 신문과 연예 웹사이트 등을 통해 대중적인 심판을 받았고 많은 이들로부터 악성 이메일도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매일 컴퓨터만 켜면 `오 마이 갓`이라고 내내 소리 질렀다”며 “매일 죽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학업을 마치고 돌아 온 르윈스키는 “사이버상에서 폭력과 따돌림을 당한 많은 젊은 이들이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고 이같은 비극이 바로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주된 이유”라며 앞으로 사이버 따돌림과 폭력(Cyber bullying)을 근절하기 위한 사회적 캠페인을 주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죽지 않고 그 고통에서 살아난 만큼 앞으로는 다른 희생자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다”며 “내가 받았던 고통과 어두운 과거의 기억을 공익과 선한 목적에 활용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