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값, 6개월 진통끝에 최종 타결

분기단위·선가격후정산 염두한 협상..실행될까 '주목'
  • 등록 2014-02-28 오후 2:46:15

    수정 2014-02-28 오후 2:46:15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제강사와 건설사가 줄다리기하면서 난항을 겪던 철근 가격협상이 6개월만에 전격적으로 타결됐다.

28일 업계 따르면 제강사와 건자회는 철근(고장력 10mm기준) 가격을 작년 9월~10월 73만원, 11월 72만원, 12월 72만5000원, 올해 1월~3월 72만5000원의 내용으로 최종 합의했다.

작년 9월부터 6개월간 가격을 결정하지 못하고 힘겨루기하던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국내 철근시장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 철근시장은 6개월이나 묵은 체증을 해소하고, 거래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장기간 끌어왔던 협상이 합의점을 찾은 데는 철근 가격 결정을 ‘선출하 후정산’에서 ‘선정산 후출하’ 방식으로 변경하고, 분기단위 가격설정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선출하 후정산 관행은 제강사와 건설사간 가격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강사들은 철근을 계속 납품하지만 건설사와 가격을 놓고 실랑이하며 납품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가격이 불확실하면서 영세한 철근 유통업계도 경영이나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그동안 철근 가격결정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곤 했지만 제강사들은 가격을 먼저 결정하면 저가경쟁이 심화할까 우려해 쉽게 개선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를 바꾸자는 분위기가 작년부터 제강업계에 강하게 형성됐고, 가격을 미리 결정하는게 이득이라는 목소리가 커져갔다. 이에 건설업체도 공감하면서 이번 협상은 새로운 틀을 만들자는 차원에서 조금씩 양보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강업계 선두인 현대제철(004020)이 먼저 실질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달 중순 철근 판매방식을 ‘선정산 후출하’로 변경하고, 가격 결정주기도 월단위에서 분기단위로 변경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상으로 3월 가격까지 미리 결정했고, 내달부터 철근가격협의체를 통해 2분기 가격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기회에 철근 가격 결정 틀을 바꾸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가격결정 구조가 정착하려면 현재 가격산정의 주된 잣대가 되는 철스크랩 가격 이외 시장변수를 고려한 새로우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철근가격협의체가 분기단위 가격을 결정하는 창구 역할을 맡을 것인지, 건설사와 제강사가 개별 협상을 할 것인지도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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