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최근 엔화 가치가 빠르게 절하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수출품목 상당수가 경쟁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국내 수출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엔화 약세가 국내 경기 및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수혜주 발굴에 나설 것을 권고하고 있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런던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80.41엔까지 상승하며 지난해 7월8일(81.48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말 76.3엔이었음을 고려할 때 단기간내 엔화가치 하락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
| ▲ 달러-엔 환율변동 차트 (자료 : 마켓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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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근 일본은행(BOJ)이 국채 매입을 위한 기금 규모를 기존 55조엔에서 65조엔으로 10조엔 증액하는 등 추가 양적 완화를 실시키로 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0~0.1%의 초저금리 기조를 지속하기로 한 것도 엔화 약세 흐름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
◇ 엔화약세 기조 지속될 것..국내 수출모멘텀 약화 우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의 경기 회복으로 엔화가 가졌던 안전 자산 프리미엄이 사라질 것으로 보이고, 지난해 대지진 여파로 무역적자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엔화는 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대외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경상수지는 여전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엔화약세는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현상과 일본 국가신용등급의 추가 하향 가능성 및 엔화에 대한 투기적 순매수 청산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달러-엔 환율이 80엔대에 안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역사적으로 엔저(低)현상이 지속되는 기간 동안 국내 수출모멘텀이 약화됐다는 점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수출품목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수출기업에게 엔저 현상은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 엔화부채↑·日수입비중 높은 기업 `수혜`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라며, 오히려 수혜업종 발굴에 나설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엔화 약세는 수출 경쟁력 약화 및 일본 투자자금 유출, 일본인 입국자 감소 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있는 반면 대일 무역수지 개선 및 엔화 부채 상환 부담을 감소시키는 등의 긍정적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원화가 급격히 절상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국내 증시 상승 추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000660) LG디스플레이(034220) 등은 일본 경쟁사들과의 경쟁력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어 일정 수준의 엔화 약세는 크게 우려할 요인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 연구위원도 "자동차 업종에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겠으나 전기전자 업종이나 조선업종은 국내의 글로벌 경쟁력과 특화된 제품군을 바탕으로 상당부분 극복이 가능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종목별로는 엔화 부채가 많거나 일본에서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 중심으로 단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엔화 부채가 많은 기업으로
포스코(005490) 롯데쇼핑(023530) 대한항공(003490) 한국가스공사(036460) 한국전력(015760) 현대제철(004020) 롯데제과(004990) 비에이치아이(083650) 켐트로닉스(089010) 등을 제시했다.
일본발 수입이 많은 기업으로는
두산인프라코어(042670) 현대위아(011210) 화천기공(000850) 엘앤에프(066970) 로체시스템즈(071280) 새론오토모티브(075180) 넥스턴(089140) 화천기공(000850) 삼익THK(004380) 한국정밀기계(101680)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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