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를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최 대리는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열었다. 포스코가 얼마나 올랐는지 궁금해서다. 지난해 초 우연찮게 생긴 여유자금으로 와이프 몰래 포스코에 투자했었다. 국내 최대 철강기업인 만큼 믿음직 했다. 증권사들의 평가도 좋았다. 그래서 과감히 투자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작년 한해동안 포스코는 아래로만 곤두박질쳤다. 작년 한해동안 포스코 주가는 연초대비 21.81% 나 하락했다. 와이프에게는 차마 말도 못하고 밤새 속앓이만 하던 종목이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달랐다. 심심찮게 며칠씩 연속으로 상승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최 대리는 요즘 포스코가 너무 예쁘다. ◇철강·화학주 강세..`고맙다! 중국` 철강주들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20일 포스코(005490)의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0.73% 오른 41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제철(004020)도 2.75%, 동국제강(001230) 유니온스틸(003640) 동부제철(016380)도 각각 0.20%, 4.21%, 2.72% 올랐다. 올들어 연초 대비로도 포스코는 9.84%, 현대제철은 18.76%, 동국제강은 22.22% 오른 상태다.
화학 관련주도 마찬가지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거래일대비 1.07% 오른 18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화학(051910) 호남석유(011170) 금호석유(011780)도 각각 2.31%, 3.82%, 2.05% 올랐고 S-Oil(010950)도 1.15% 상승 마감했다. 연초대비 SK이노베이션은 34.16%, LG화학은 31.56%, 호남석유는 24.47% 상승했다.
철강주와 화학주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것은 무엇보다도 중국 덕이다. 중국 경기에 민감한 종목인 만큼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소식은 큰 호재다. 그야말로 '謝謝, 中國(고마워, 중국)'이다.
◇中 긴축완화 의지..시황반등 기대감 중국 정부가 긴축 완화 의지를 보인만큼 시장에는 그만큼 유동성이 확보된다. 이렇게 되면 은행권 단기대출 공급 확대로 이어진다. 유통체인은 수요가 회복되고 제품 시황은 반등하는 효과가 있다. 철강·화학주의 오름세는 이런 구조에 기반한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지준율 인하에 따른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이번주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위주로 한 IT의 상승세는 자동차와 화학, 기계, 철강으로 대변되는 중국 관련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이번 지준율 인하 이외에 올해 안에 추가적인 지준율 인하를 단행하는 등 정권 교체기를 맞아 본격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철강, 화학 등 중국 경기 민감주들의 상승 랠리를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선영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정권 교체기를 맞아 성장률 유지에 가장 크게 무게를 두고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이번 지준율 50bp 인하에 따라 약 4000억 위안에 달하는 금액이 대출 가능해지며 향후 상반기에 추가적으로 한차례 지준율 인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정부가 올해 경제정책의 기조를 '친(親)성장'으로 잡았고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합리적인 통화정책 조율을 천명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중에 지준율이 추가로 2~3회, 100~150bp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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