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2.1원 하락한 147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전일비 0.04엔 오른 95.16엔에 거래됐고 엔-원 환율은 100엔당 2.37엔 내린 1551.56엔을 보였다.
◇ 수급에 빛 잃은 호재
이날 개장초 환율은 여러차례 상승과 하락을 오가며 방향성을 탐색했다.
일단 개장전 환율 안정을 이끌만한 호재가 잇따라 나왔다. 유가 하락과 여행수지 흑자전환에 힘입어 10월 경상수지가 49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월간 단위 사상 최대를 보이면서 달러 수급에 대한 우려를 덜어줬다.
이어 미국 연준의 통화스왑 자금 공급 개시 소식도 원화에는 큰 호재였다. 지난달 30일 연준과 300억달러 한도내에서 달러 자금을 쓸 수 있는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한 이후 한달여만에 첫 인출을 하겠다는 것으로, 자금공급이 시작되면 외화자금시장의 불안감이 다소 가라앉을 것이고 환율도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다.
개장후 국내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이어진 것 역시 환율에 하락압력을 가할 만한 요인으로 꼽혔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27% 올라 1063.48로 거래를 마쳤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거래소에서 이틀째 사자를 이어가 2226억원 순매수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거래량이 30억달러를 밑도는 가운데 5억달러 매수는 환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라며 "원화 호재로 하락에 베팅했던 쪽도 막상 환율이 상승하자 숏 커버에 나서면서 환율 상승에 힘을 더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긍정적인 요인이 많았지만 수급이 뒷받침되지 않았던 하루"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막판 당국의 관리성 매물로 환율은 상승폭을 급하게 줄이다 마감 1분을 남겨놓고 결국 하락세로 돌아섰다.
◇ 호재 뒤늦게 반영될까
특별한 수급요인이 발생한 탓에 각종 호재가 환율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지만 환율 안정에 기대를 걸만한 요인들이 생겼다는 점만으로도 안도감이 형성되고 있다.
이번달에도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외국인들이 비교적 큰 규모로 주식을 순매수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것.
한은은 11월에도 10억달러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최근 이틀간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 규모는 각각 1210억원, 2228억원으로 상당히 컸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1500원선에 대한 레벨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밀릴때보다 오를때 더 급한 모습으로 봐서는 추세가 꺾이기는 힘들 것"이라며 "1400원 후반에서 움직이다가 막판 방향을 결정짓는다면 아래보다 위쪽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 주요 지표
시장평균환율은 1482.7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거래량은 간신히 30억달러를 넘겼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의 거래량은 30억7300만달러로 전일비 1억5100만달러 늘었다.
오후 4시10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전일과 같은 95.12엔에 거래되고 있고 엔-원 환율은 100엔당 1.26원 낮은 1552.67원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