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달러/원 환율이 세자리수로 급락하고 국제유가도 사상최고 수준에 근접, 경기회복 기조에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마침 주식양도차익 전면 과세설, 조세부담률 상향설 등 정부 정책에 대한 근거없는 루머가 퍼지면서 주식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환율이나 주가의 최근 변동이 올해 경제정책 운용과 경기전망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또 유가와 금리, 환율 등 주변 여건에 따라서 주식시장도 조정이나 재반등의 각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당국 속도조절?..`까마귀 날자 배떨어지네`
" 양극화 해소를 위해 조세 부담률을 인상할 것이다", "주식 양도차익에도 세금을 물린다고 한다".
주식시장이 급락했던 지난 17일과 이날 시장에는 이같은 정부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소식이 퍼졌다.
이에 대해 김영주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은 `18일로 예정된 대통령 신년연설에는 조세 개혁을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했고, 한덕수 부총리도 `주식 양도차익 과세는 없을 것`이라고 재차 밝혔지만 시장의 심리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정책에 관한 루머에 대해 정부가 부인하긴 했지만 공교롭게도 주식시장 급락시에 루머가 나오면서 하락세를 더욱 부추긴 격이 됐다"며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정부가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마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요인 변화없다"..경기회복 전망 유효
경기를 선반영한다는 주식시장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는 올해 경기 회복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김철주 경제분석과장은 "현재 유가와 환율, 주가 등 변수들이 전반적으로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예상했던 경제변수와 정책방향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그러나 "이같은 주식시장의 급락은 단기적인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되는지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유가에 주식시장 불안까지..위험 내포
전문가들은 외부변수를 좀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결정 여부와 중국 및 아시아 소비 회복의 강도, 중동 정국 불안에 따른 추가적인 유가 상승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대우증권 고유선 경제분석팀 수석연구원은 "이번 주식시장의 급락은 펀더멘털을 반영했다기 보다 비경제적인 요인들이 쏟아지면서 그동안 조정 가능성을 내포했던 시장에 일시적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 연구원은 "이달 말 중국 춘절 소비와 일본의 경기 회복에 대한 확인과정이 필요하다"며 "미국 연준리 금리 인상 여부, 이란 핵문제 등 중동의 정치적 안정 등의 변수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