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8% 비밀 풀렸다"…인간 게놈지도 100% 해독 성공

과학계, 100% 해독 성공…유전질환 등 해결 가능성↑
'롱리드' 방식·완전포상기태 세포 사용해 모두 해독
"비용 낮춰…10년 안에는 유전자 분석 일상화될 것"
  • 등록 2022-04-01 오전 11:28:23

    수정 2022-04-01 오후 2:02:55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인간 유전체(게놈) 프로젝트에서 밝혀지지 않은 8%의 인간 유전체 염기 서열이 모두 밝혀졌다. 인간 게놈지도의 완성으로 유전 질환의 규명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원들이 DNA 염기 서열을 분석하고 있다. (사진=AFP)
3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국립인간게놈연구소를 포함한 ‘텔로미어-투-텔러미어(T2T) 컨소시엄’에 소속된 100여명의 과학자는 과학저널 사이언스지 4월1일자에 완성된 게놈 지도에 대한 논문 6편을 발표했다. 과학계는 지난 2003년 인간 유전체 염기 서열의 92%를 분석, 발표했으며 나머지 8%는 기능이 불분명한 ‘정크 DNA’로 남아있었다.

연구 책임자인 에반 에이츠너 워싱턴 대학교 의학연구소 조사관은 “모든 정보를 해독해 인간이 개별 유기체로 구성되고 다른 사람은 물론 다른 종과 구분되는 과정을 알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새로운 분석 방법을 통해 미확인됐던 4억개의 새로운 문자가 추가됐다. 기존 연구 방법인 ‘쇼트 리드’는 DNA를 아주 작게 토막 낸 뒤 염기 서열을 분석하고 특수 컴퓨터로 다시 짜 맞추는 방식이어서 인간 DNA의 반복되는 부분의 위치를 특정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DNA를 길게 토막 내 해독하면서 문자를 배열하는 ‘롱 리드’ 방식을 도입해 미확인 문자를 파악했다. CNN은 이에 대해 1만 조각의 어려운 퍼즐이 훨씬 단순한 500조각의 퍼즐이 된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임신 합병증으로 태반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완전포상기태(complete hydatidiform mole) 세포의 DNA를 사용한 것도 연구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일반적인 인간 세포는 모계와 부계에서 물려받은 DNA 세트를 모두 갖고 있지만, 부계의 DNA 세트만 반복되는 완전포상기태 세포를 통해 단일 세트만 해독할 수 있었던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새롭게 확인된 유전자 부분은 인간의 적응 및 면역 활동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약물 반응을 예측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유전자 배열을 완벽히 파악한 만큼 유전체 변이가 유발하는 다운증후군과 같은 질병은 물론 난임 문제의 해결에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과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논문의 제1저자인 애덤 필리피는 이번 연구에 2003년 프로젝트 당시 4억5000만달러(한화 약 5478억원)와 비교해 훨씬 적은 수백만달러가 투입됐다며 향후 10년 이내에는 유전자 분석이 1000달러(약 128만원) 미만의 가격에 일상적인 의료 검진 항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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