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의대 내과학교실 이상학 교수팀(심장내과)은 이번 연구 결과를 지난 11월에 사이언스 리포트에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에서 유전적 특징과 지질강하 치료 효과의 관계(Genetic characteristics and response to lipid-lowering therapy in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GENRE-FH study)’라는 주제로 게재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혈액 속에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이 많이 쌓여있는 상태다. 여러 고콜레스테롤혈증 중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단일유전자 돌연변이 질환 중 제일 흔한 질환이다. 구체적으로 LDL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련된 ▲LDL 수용체(LDLR) 유전자 ▲아포지단백(APO) B 유전자 ▲PCSK9 유전자에 이상이 발생해 LDL 콜레스테롤 대사에 문제가 발생한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국민 500명에 1명꼴로 발병하며, 환자의 자녀에게 50%의 확률로 유전된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혈액 검사에서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90㎎/㎗ 이상으로 나오며, 정상 수치(130 미만)보다 2배 이상 높다. 또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약 10배까지 높으며, 젊은 나이에 생긴다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조기에 진단을 받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학회에 등록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146명 중 적극적인 고지혈증 표준치료를 받고 6개월 이상 추적한 환자 83명을 대상으로 했다. 치료 효과 기준은 각 약제 용량별로 콜레스테롤 예상 강하수치 중 몇 % 달성했는지로 정의했다.
한편 한국인에서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4개의 단일염기 다형성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4-SNP)에 기반을 둔 점수가 약제 효과와 관계가 있는지도 분석했다.
돌연변이가 심한 정도에 따른 약제 효과의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심한 LDL 수용체(LDLR) 돌연변이 보유자(단백질 기능이 거의 없는 null 돌연변이)는 약제 효과가 예상치의 76.9%로, 약한 LDLR 돌연변이 보유자(88.6%)보다 약제 효과가 12% 정도 낮았다. 또한 신약으로 도입된 PCSK9 억제제(에볼로쿠맙)도 심한 돌연변이 보유자는 ‘약제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제 효과’가 예상치의 38.4%, 약한 돌연변이 보유자는 141%로 약 3.7배 정도 차이가 났다. 콜레스테롤을 올리는 4개의 단일염기 다형성(4-SNP) 점수가 높은 환자일수록 약제 효과가 낮았다.
이상학 교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고지혈증 약제 치료는 매우 중요하고, 심혈관질환을 줄이는 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 약제 효과가 다른 환자에 비해 별로 없을 때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 환자의 유전형에 따라서 약제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지혈증 약제 치료를 할 때 개인별 정밀치료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