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다녀오는 수도권 섬 여행

십리포 해수욕장과 소사나무 영흥도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선재도
펜션과 글램핑의 낭만 대부도펜션 퀸스비치 글램핑펜션
  • 등록 2019-06-24 오전 10:35:36

    수정 2019-06-24 오전 10:35:36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수도권 섬 여행이라면 인천의 옹진군 섬 여행을 떠올리다. 옹진군의 속한 섬들이 해안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의당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줄 알지만 그 섬들 중 일부는 자동차로 다녀올 수 있다. 시화호 방조제가 생긴 후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곳, 대부도 권역의 섬 여행을 다녀와 보자.

거북이의 전설이 깃든 신령스러운 섬 영흥도

영흥도는 거북이의 전설이 이어져 내려오는 섬이다. 옛날 중국에서 오던 배가 풍랑과 암초를 만나 침몰 직전에 있을 때 거북이 한 마리가 나타나 배의 구멍을 막아주고는 이 섬으로 인도를 해주었다 하여 ‘신령이 도와준 섬’이라는 뜻을 지녔다. 지난 2001년 선재대교와 영흥대교가 개통되면서 선재도와 다리로 이어진 대부도를 거쳐 자동차 드라이브만으로도 다녀올 수 있는 섬으로 바다를 향해 놓인 다리를 두 번 건너면 도착한다.

선착장에서 바다까지의 거리가 십리여서 십리포 해수욕장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바닷물이 차오르면 수평선 너머 바다에 길게 뻗은 인천대교의 풍경이 이국적으로 다가온다. 해안가에는 150년 전 해안방풍림으로 조성한 소사나무 군락지가 이곳을 대표한다. 굵은 파마머리를 연상시키듯 구불구불하고 억세게 자란 소사나무는 바닷가의 풍랑을 맞으며 억척스레 살아온 우리네 어부의 삶과 닮아 더 눈이 간다. 1990년대 중반만 해도 소사나무 아래에 자리를 펴고 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으로 지정되어 나무 펜스가 쳐져 겉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해수욕장 끝에는 해안산책로가 놓여 있어 바다의 정취를 보며 걸을 수 있다. 국사봉 전망대에 오르면 인천항뿐만 아니라 날씨가 좋은 날이면 강화도 마니산, 당진 화력발전소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영흥도는 자연산 대광어가 많이 잡혀 낚시꾼들에게는 광어 포인트로 알려져 있지만 계절을 대표하는 해산물들이 있다. 봄이면 입에 착 감기는 영흥뻘낙지, 초여름부터는 암케, 여름에는 간재미, 가을에는 꽃게와 자연산 대하를 맛볼 수 있다. 이즈음에는 간재미가 제맛을 내며 회무침 뿐만 아니라 간재미 묵은찌게의 개운함이 입맛을 당긴다.

뻘과 바다가 만들어낸 명소 선재도

섬 주변의 풍경이 아름다워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놀았다는 선재도는 본래 소우도 또는 독우도라고 불렸다. ‘영흥도를 어미소처럼 따라다니는 송아지 섬’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연초가 되면 당고개에서 풍어를 기원하는 굿을 하며 마을의 풍어를 소원하던 섬으로 대부도와 영흥도를 잇는 징검다리 섬이다. 선재도는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시간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작은 섬들이 있다. 측도와 목섬, 딴두부리섬이 그곳이다.

선재대교 초입에 위치한 목섬은 선재대교를 건너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바닷길이 열리면 갈 수 있는 무인도이다. 지난 2012년 미국 CNN 방송이 선정했던 ‘한국의 아름다운 섬 33’ 곳 중 1위에 선정되어 유명해진 곳으로 바다 한 가운데로 들어가는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 1km의 갯벌 길과 섬이 아름답다. 측도는 선재도군의 섬 중 가장 큰 곳으로 바닷물이 빠지면 잠수 도로가 나타나 차량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선재대교 아래에는 벽화 골목이 있어 마을을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옹기종기 모인 집 벽에는 꽃이 피었고, 선재도의 바다가 출렁이며 만선을 이룬 고깃배가 떠다닌다. 목섬 주변 갯벌에서는 마을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생태체험 관광이 가능하다. 물때에 따라 하루에 한 번 혹은 두 번 할 수 있는 갯벌체험을 위해 갯벌마차를 타고 목섬 주변의 갯벌에 들어가면 그 순간만큼은 이 너른 갯벌이 온전히 내 것이 된다. 선재대교 아래 입구에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호미와 통, 장화를 빌려주기 때문에 별도의 준비물은 필요 없으며 갯벌 체험과 바지락, 동죽 등 조개 채취를 할 수 있으며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넌 펜션, 나는 글램핑` 퀸스비치 글램핑펜션

선재도 북쪽에 위치하는 딴두부리섬은 선재도의 숨은 비경으로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숲으로 둘러싸여 마치 무인도를 연상케 하는 이곳 해변에 있는 퀸스비치 글램핑펜션은 펜션의 편리함과 글램핑의 낭만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커플, 가족이 많이 찾는 퀸스비치 글램핑펜션은 바다가 한 눈에 담기는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이 갑이다.

전 객실과 글램핑이 오션뷰이며, 펜션은 스파룸으로 글램핑은 일부가 야외스파로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펜션 내에 위치한 야외 수영장에서는 일몰을 바라보며 수영이 가능하고, 워크샵, 가족 모임 등을 위한 야외 단체 바베큐장도 준비되어 있다. 790번 버스를 타고 오는 투숙객이라면 사전 연락을 하면 드무리해변 혹은 영흥터미널에서 펜션까지 픽업 서비스 받을 수 있다. 저녁이면 인천대교에 들어오는 불빛만 보고 있어도 낭만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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