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에 얼어붙은 중국내 한류…엔터株 `덜덜`

에스엠, 와이지 연일 52주 신저가 경신
"사드 따른 中정부 보복 우려 반영…주가 급반등 어려워"
  • 등록 2016-08-02 오전 11:16:36

    수정 2016-08-02 오후 1:35:36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엔터테인먼트업체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다시 쓰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한 뒤 중국내 한류 콘텐츠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석 달간 에스엠 주가와 외국인 순매매 추이
2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에스엠(041510) 주가는 전일대비 6.48%, 1950원 급락한 2만8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2만8200원선이 깨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도 같은 시간 6.88% 밀리며 3만4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에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한미 양국이 결정한 지난달 8일부터 엔터주(株) 주가 하락세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이 기간 에스엠 주가는 22.9% 떨어졌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JYP Ent.도 각각 10.3%, 9.6%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한류 콘텐츠 규제를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최근 신규 프로그램 승인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단계적으로 한국과의 방송 콘텐츠 교류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콩연합신문망 등 현지 언론도 지난 1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국제적인 요인’을 이유로 8월부터 일정 기간 한국 연예인의 중국내 활동을 규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중국에서 제작하는 드라마 여주인공 역할을 맡아 촬영을 30% 정도 마친 모 여배우는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촬영 중단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쪽에선 주인공을 대체할 중국 배우도 뽑은 상태다.

김재홍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중국 출장을 다녀온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중앙정부가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과 교류협력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중국 지방정부와 민간기업이 알아서 눈치를 보면서 한류 수출이 암초에 부딪힌 징후가 곳곳에서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 출장에서 장수성 정부의 방송통신 담당 부성장과 면담하기로 했지만 중국쪽에서 일방적으로 일정을 취소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콘텐츠 산업 규모는 전년대비 4.8% 증가한 9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수출액은 8.1% 늘어난 6조3366억원(57억달러)을 기록했다. 콘텐츠 수출액은 2006년 이후 연평균 17%씩 성장해 왔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태양의 후예’는 총 32개국으로 수출했다. 판매액 100억원 가운데 중국이 44억여원(400만달러)으로 가장 많았다. 김현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엔터업체들의 향후 성장 동력이 중국에 있다보니 중국 정부가 한류 콘텐츠에 대해 제재를 가할지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런 불안감이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우려가 최근 주가 하락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다만 중국에서 대형 호재가 나올 만한 게 없어 주가가 급반등하긴 어렵고 중국 정부가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만큼 시간을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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