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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은 재건축 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에 주택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 가장 크다.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1만900호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었던 2008년 4월(12만2000호)이후 6년6개월만에 최고치로 조사됐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전세값이 급등하자 이참에 집을 사자는 수요도 늘어났다. 전세자금 대출보다 주택 구입대출 금리가 더 낮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규제 완화와 낮은 수준의 금리 등으로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8월과 10월 두 차례 걸쳐 인하하면서 대출금리도 끌어내린데다 주택대출 규제 완화 효과가 지속되면서 대출을 받기 용이해졌단 얘기다.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조2000억원 늘어난 67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9조6000억원 늘어난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다. 대기업은 2조7000억원 증가한 167조6000억원으로 조사됐다. 3분기말(9월) 상환했던 대출자금이 재취급된데다 일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 늘어나면서 대출금이 증가했다. 중소기업은 4조5000억원 증가한 506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창조금융 측면에서 기술신용대출을 늘리라는 정부의 정책에 의해 은행이 대출영업을 확대한 결과다. 부가가치세 납부를 위한 기업의 자금 수요도 증가했다.
회사채는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장기물 발행이 늘어나 1조9000억원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기업어음(CP)은 실적이 나쁜 일부 대기업의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 1조6000억원 순발행됐다. 주식은 2000억원 발행돼 여전히 부진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잔액은 21조8000억원 급증해 38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2008년 1월(23조5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머니마켓펀드(MMF)는 단기시장금리 하락으로 10조원 유입됐다. 이대건 한은 금융시장팀 과장은 “기준금리 인하로 수신금리가 하락하면서 자산운용사 수신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정부가 지난 달 25일 부가가치세 납부자금을 금전신탁을 통해 MMF로 운용한 영향도 크게 작용한다”고 밝혔다. 채권형 펀드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평가이익이 늘어날 것을 기대해 2조8000억원 증가했다. 주식형 펀드와 신종펀드도 주가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자금과 정부의 여유자금 유입으로 각각 2조1000억원, 4조200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