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사진)는 26일 굿모닝신한증권이 개최한 2009 리서치포럼에서 "세계 경제가 내년 하반기에 바닥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시장의 선행성을 감안하면 주가는 그보다 먼저 반등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손 교수는 "하지만 레버리지 축소 과정은 통상 수개월이 아니라 몇 년 이상 걸릴 수 밖에 없다"며 "따라서 주식시장이 반등하더라도 오름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며 장기 베어마켓에 들어갈 가능성도 열어둬야한다"고 판단했다.
장기적인 약세장(Secular Bear Market)이란 10년 이상 주가가 정체 현상을 이어가는 것을 말하며 이 기간 동안 주식 시장은 지지부진한 횡보세가 아니라 큰폭의 변동성을 보인다.
통상 13~16년 동안 약세장이 진행됐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약세장이 적어도 5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지난 1930년대 세계 대공황 당시보다 실업률과 세금, 관세가 낮은 수준이며 정책 당국이 유동성을 풀고 있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또 경기 침체의 근원으로 지목되는 주택 시장에서 바닥 탈출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 중순에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손 박사는 "국제 경제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의 주택 시장이 약 20% 하락한 후 매매가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며 "차입된 물량이 시장에 나오고 있고, 집값이 많이 하락하면서 새로 매수에 나서는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바마 새 대통령 당선자에게는 `빅뱅(Big Bang)식`의 정책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라고 주문했다.
손 교수는 "과거 루스벨트 대통령이 잘한 것은 정책 자체보다는 과감한 정책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했기 때문"이라며 "사회기반시설과 에너지, 의료 분야 등에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투입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정책을 펴야한다"고 권고했다.
이는 한국정부도 마찬가지라는 판단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과감하고 선제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봤다.
손 교수는 "미국은 실질 금리 제로 금리 단계까지 낮아졌지만, 한국의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재정 정책도 미국처럼 감세를 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과감하고 선제적인 개혁을 해서 시장의 신뢰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내년도 한국 경제는 약 2% 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가 크겠지만,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내수시장이 안정될 확률이 높아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내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 경제 전문가로 정평이 난 손성원 교수는 2001년 블룸버그와 2002년 블루칩이 선정한 `가장 정확한 경제 예측가`로 선정됐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2005년 미국내 가장 정확한 경제전망치를 내놓은 `최고 예측가`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