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지난해 시간, 길이 등 기본단위가 재정의됨에 따라 7개 국제 단위계 중 6개가 주파수를 기반으로 정의된다. 그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광주파수의 안정도를 확보해 초정밀 측정이나 센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정원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광섬유 광학 기술을 이용한 고성능 주파수 안정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 광섬유 광학 기술을 이용한 다수의 펄스 레이저 주파수 안정화 기술과 응용.<자료=한국과학기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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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을 이용하면 150테라헤르츠의 넓은 대역폭에 걸쳐 일정한 간격으로 분포한 60만 개 이상의 광주파수 모드들의 선폭을 동시에 1헤르츠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이를 통해 원자시계나 주파수 분광학에 활용할 수 있고, 광주파수를 기반으로 한 양자 센서의 성능도 높일 수 있다.
기존에는 다수의 광주파수를 안정화하기 위해 Q인자가 높은 초안정 공진기에 연속파 레이저를 주파수 잠금한 후 이를 다시 펄스 레이저에 주파수 잠금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방식은 장치가 크고, 수억원 이상으로 비싸 소수의 표준 연구소에서만 활용됐다.
이에 연구팀은 부품의 신뢰성과 가격 경쟁력이 확보된 광통신용 광섬유 광학 기술을 이용한 광주파수 안정화 기술을 개발했다. A4 용지 절반보다 작은 면적의 소형 장치를 이용해 펄스 레이저에서 발생하는 60만 개 이상의 광주파수 모드들의 선폭을 1Hz 수준으로 낮췄고, 각각 주파수 모드에서 1천조 분의 1 수준의 주파수 안정도를 확보했다.
김정원 교수는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소형, 경량, 저가의 장치로 1천조분의 1 수준의 광주파수 안정화가 가능하다”며 “다양한 양자 센서를 센서 네트워크 형태로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시간표준센터와 공동연구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달 27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