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 부동산시장 `주춤`…자산거품 꺼지나

5월 주택 거래량, 4월보다 24% 줄어.. '규제로 거래 냉각'
4월에 내놓은 대출 규제·위장이혼 금지 등 효력
버블붕괴 우려 속 "규제 다시 완화하면 집값 오를 것" 의견도
  • 등록 2017-06-11 오후 4:02:27

    수정 2017-06-11 오후 4:16:48

중국 베이징 도심의 모습[AFPBB 제공]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천정부지로 솟구치던 중국 베이징 집값이 주춤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규제들이 효력을 봤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동산 가격 하락을 시작으로 자산 거품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11일 중국 부동산 중개업체 렌쟈에 따르면 5월 베이징 기존 주택 거래량은 4월 대비 무려 23.9%가 감소했다.

다른 통계를 봐도 마찬가지다. 4월 매주 4000가구 이상 거래되던 베이징 주택 거래량(중고주택)은 5월 들어 2000가구 수준으로 반토막났다. 5월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한 주간 거래량 역시 1445가구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 언론들은 규제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주택건설위원회는 집값을 잡기 위해 지난 4월에만 10여 개의 조치를 내놓았다. 내놓을 수 있는 조치는 다 내놓았다는 평을 받을 정도였다. 계약금의 비중을 높이고 외지인의 주택 구매 자격 심사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생애 첫 주택담보대출 금리 우대 폭을 축소했다.

직접적인 대출 규제뿐만 아니다. ‘우수학군(學區房)’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부동산 광고에도 손을 댔다. 집을 사기 위해 위장이혼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자 이혼을 한 뒤 1년 이내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면 2주택 구매자로 취급하기도 했다.

중국 유력 경제매체인 21스지징지바오는 “2개월간의 규제로 베이징 부동산 시장에서는 거래가 심각하게 냉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뿐만 아니다. 냉각은 상하이나 선전, 칭다오 등 소위 1선 도시들로 이어지고 있다. 선전에서는 지난 5월 넷째주 기존 주택 평균 거래가가 1㎡당 4만8200위안으로 2주 전보다 8% 가량 급락했다. 90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던 상하이 부동산 임대가격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같이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자 일부에서는 자산 거품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지난 2015년 상하이종합지수가 폭락하며 주식시장의 자금들은 부동산으로 빠르게 진입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고 개발업체들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 금융권까지 빠르게 경색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4대 국유은행 신규대출 중 60%가 부동산 대출이다. 게다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며 건설경기가 둔화하면 중국의 6%대 성장률도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커지면 규제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더군다나 오는 9월 전국인민대표자대회를 앞둔 만큼 시장 분위기가 냉각되는 수준까지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주 닝 칭화대 교수는 블름버그통신에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책을 다시 완화하면 주요 도시의 집값은 또다시 50% 이상 오를 수 있다”며 “시장 역시 지금의 정책(규제)이 지속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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