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심사 까다로워진다

한은, 4분기 대출행태서베이 결과
대기업 대출은 죄고, 중소기업은 늘리고
  • 등록 2013-10-01 오후 12:00:00

    수정 2013-10-01 오후 12: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가계대출 수요가 점점 늘어나지만 국내은행들의 대출 심사는 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일 내놓은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4분기 은행의 대출 태도지수는 8, 수요지수는 24로 전분기와 같았다. 대출 태도지수는 은행들이 대출심사를 얼마나 까다롭게 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지수가 0 이상이면 심사를 완화해 대출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이하면 대출을 까다롭게 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뜻. 대출수요지수가 태도지수보다 절대적인 숫자가 높은 만큼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려는 것보다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훨씬 높다는 얘기다. 신용위험지수는 24로 전분기(26)보단 완화됐다.

은행들은 당분간 가계 대출에 대한 심사를 더 강화할 전망이다. 문제는 대출을 받으려는 가계가 늘어난다는 데 있다. 돈을 빌리고 싶은데 시중은행에선 빌리지 못하는 가계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가계대출 중 주택자금 태도지수는 6으로 전분기(13)보다 7포인트 감소했다. 일반자금 태도지수도 0으로 3포인트 줄었다. 수도권 주택시장 부진이 지속되고,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됨에 따라 가계대출 심사가 강화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대출을 받으려는 가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주택자금 수요지수와 일반자금 수요지수는 각각 31, 9로 전분기보다 6포인트씩 상승했다. 취득세율 인하 등에 따라 주택 구입자금 대출이 늘어나고 소비심리 개선으로 신용대출도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은행들의 기업에 대한 대출성향은 종전과 비슷할 전망이다. 중소기업 대출 태도지수는 9로 전분기와 같았다. 은행들이 연말을 앞두고 영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심사 요건을 완화할 전망이다. 중소기업의 대출 수요지수는 전분기와 같은 28로 내수회복 지연으로 자생력이 취약한 업체들의 자금 수요가 늘 것으로 예측됐다.

대기업에 대한 태도지수는 마이너스 3으로 전분기(-3)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확실한데다 STX그룹 구조조정, 동양그룹 유동성 위기 등이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만들 것으로 예상됐다. 대기업의 수요지수는 6으로 전분기(13)보다 7포인트 감소했다. 수출 경기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대출 수요가 둔화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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