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대)진정한 해갈을 기다리며

  • 등록 2008-12-22 오후 3:55:51

    수정 2008-12-22 오후 3:55:51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를 겪어 내고 있는 뉴욕 증시는 날마다 허덕거리고 있다. 은행권 구제금융을 두고 혼란기를 건너왔지만 최근엔 자동차 업계의 생존 여부를 두고 홍역을 앓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과 크라이슬러에 재무부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자금 일부를 헐어주기로 결정하면서 `고맙게도` 일단 한숨은 돌리게 됐다.

정부는 우선 134억달러를 지원한 뒤 내년 2월께 40억달러를 추가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만 해도 합의파산 얘기까지 오가며 험악했던 터라 시장은 안도하는 모습이었지만, 사실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니다.

의회가 TARP 잔여분 3500억달러의 사용을 승인해야만 목이 타들어 가는 GM과 크라이슬러에 목이라도 축일 수 있는 물(자금)이 허락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회는 TARP 잔여분 사용을 승인하는 대가로 정부의 모기지 지원을 얻어내는 `빅딜`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모기지 이자율을 낮추고 원금 일부를 삭감해주는 등 주택차압을 막기 위한 조치가 나와야만 자동차 업계에도 지원을 해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결국은 산 넘어 또 산이다. 관련기사 ☞ TARP 2차분 의회 승인 여부 촉각 

여전히 시장 논리에 자동차 업계의 미래가 결정되도록 놔둬야 한다는 주장도 적잖다. 또한 자동차 업계에 구제 자금이 들어가면 은행권이 받을 수 있는 자금은 그 만큼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버락 오바마 당선자가 일자리 창출 목표를 확대하는 등 경기 부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연일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화하기 위해선 시간도, 노력도 상당히 필요하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산적해 있는 까닭에 `산타 랠리` 혹은 곧 시작될 2009년 1월 `연초 랠리`에 대한 기대를 해보기도 사실 어려운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신뢰 자체를 상실하면서 기록적인 규모의 현금을 빼내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빨리 돌아오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윈도 드레싱` 등에 따른 산타랠리 여부가 그나마 내년 증시에 대한 기대를 심어줄 전제조건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그런 큰 맥락 속에서 하루 하루 증시의 오르고 내림을 체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투자자들의 심리와 의지, 그리고 그것을 불러온 변수를 체크해 보는 것은 중요해 보인다. 

이를테면 정부의 자금 수혈을 받은 AIG가 하트포드 스팀 보일러 사업부를 독일 뮌헨 재보험(Munich Re)에 7억달러에 팔기로 한 것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는 소식을 시장이 얼마나 반길 것인가 주목된다. 장부가 대비 1.2~1.5배 가량의 가격이고, 자산 매각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을 반긴다면 시장엔 `상식`이 통하는 것. 폴 크루그먼이 명명한 현재의 `공황경제` 속에선 상식이 통하지 않고 있다.
 
자동차 업계 지원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진 만큼 지원이 빨리 개시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줄 만한 소식도 시장은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진정한 해갈이 될 랠리의 가능성을 다시 기대해 보게 만드는 전령사가 될 것이다. 정부가 다음 차순으로 생각하고 있는 모기지 지원에 대한 힌트 역시 마찬가지. 
 
그러나 사실 괜한 악재가 돌발하지만은 않기를, 적어도 자동차 지원안 발표로 지펴진 군불만이라도 오래 갔으면 하는 것이 시장의 속마음 아닐까.

◇ 경제지표: 오전 8시30분 11월 시카고 연방은행 경제활동지수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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