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희석기자] 중견기업들이 M&A시장을 달구고 있다.
대한전선(001440),
한국철강(001940),
세양선박(000790),
STX(011810) 등이 주인공.
이들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효과와 사업다각화를 위해 회생기업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M&A대상 기업들이 과거 `잘나가던` 경험이 있고 법정관리 등을 통해 일단 `크린화`된 상태라 `안정화` 조건만 충족된다면 재도약이 어렵지않다는 기대때문이다.
◇한국철강·세양선박·STX, 업계강자 꿈꾼다
한국철강은 국내 철강업계 M&A시장의 새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철강은 환영철강을 인수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한보철강, 영흥철강등의 인수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국철강은 최근 영흥철강 인수전에서 4~ 5개 국내 참여업체를 제치고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철강은 조만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내달중 회사정리를 위한 실사와 채무조정등을 거쳐 늦어도 상반기중에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한국철강은 한보철강 인수전에도 혈혈단신으로 뛰어들어 1차관문을 통과해 입찰서류를 제출할 자격을 얻어놓은 상태다. 한국철강은 포스코 컨소시엄, 현대차그룹 컨소시엄 등과 한판 승부를 벌일 태세다.
한국철강은 앞서 지난 2002년 중견 철근제조사인 환영철강을 인수했다. 철강업계에서는 한국철강을 더이상 `중견`기업으로 보지 않고 `그룹`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철강 관계자는 "마산공장을 매각한 상태에서 재투자하는 것"이라며 "자금등 인수여건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STX는 최근 인천정유 입찰에 뛰어들었다. STX 관계자는 "조선과 에너지 2개 사업부분을 가지고 있는데 인천정유를 인수하게 될 경우 에너지 부분의 수직계열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STX에너지에서 중유가 필요하고 조선에서 수출입 네트워크를 통해 원유관련 마케팅을 강화할수 있어 시너지를 낼수 있다"고 강조했다.
STX는 인천정유를 인수할 경우 재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법정관리를 가면서 상장폐지된 상태라 경영이 안정되면 상장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STX는 인천정유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3국영 석유회사중 하나인 시노켐, 미국의 CFT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바울석유, 다국적 석유사인 BP의 간접 지원을 받는 코엔펙 등을 입찰경쟁에서 물리쳐야 한다.
세양선박은 해운관련 M&A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각되고 있다. 세양선박은 지난 1월 세모유람선과, 3월에는 진도와 각각 인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세양선박은 한~중 여객선인 `황해페리`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통해 한강유람선 운항도 자신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세모유람선을 인수키로 했다.
아울러 진도에 대해서는 컨테이너쪽을 보강하기위한 포석이다. 세양선박 관계자는 "벌크선와 탱크선은 있지만 아직 컨테이너는 없다"며 "장기적으로 진도에서 제작하는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쪽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해운업종이 호황이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제조업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한다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물불 안가린다..대한전선·군인공제회도 주목
대한전선(001440)도 M&A시장의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대한전선은 진로와 쌍방울을 동시에 탐내고 있다. 진로는 23일 법원으로부터 최종 정리계획안을 승인받아 매각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인데, 대한전선은 롯데그룹, 두산그룹, CJ, 하이트맥주 등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선은 쌍방울 `접수`를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쌍방울의 1대주주인 대한전선은 이사선임 등을 위한 임시주총소집 허가를 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대한전선은 지난달 쌍방울 정기주총에서 경영권 확보를 시도했으나 직원들의 반대등으로 무산됐으며 이달초 임시주총을 쌍방울 측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자 법원에 허가를 요청한 것.
대한전선 관계자는 "현재 매출 가운데 전선 비중이 70%에 이르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정도에서 꾸준할 것으로 보고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M&A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쌍방울의 경우 지금 마이너스 상태지만 안정화만 되면 괜찮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진로에 대해서는 "사상 최대의 실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훌륭한 회사"라고 인수의욕을 강하게 내비쳤다.
`잡식성`차원에서는 군인공제회도 빼놓을 수 없다.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상반기 금호그룹으로 부터 금호타이어 지분 50%를 인수, 성공했다는 평가속에 올해에도 M&A시장에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군인공제회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돈이 된다`는 곳에는 속속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군인공제회는 최근 시도한 한보철강 인수전에는 1차관문을 넘지 못했다. 중후산업 권오성 대표의 K스틸과 컨소시엄 형태로 한보철강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으나 입찰서류제출 자격을 얻는데는 실패했다. 이에 아랑곳없이 군인공제회는 SK그룹 구조조정의 최대 관심사인 워커힐 호텔 인수전에 참여했다.
중견기업들의 활발한 M&A시장 참여에 대한 주위의 시각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우선 M&A대상인 기업들이 대부분 과거 잘나갔던 `관록`이 있어 안정화가 된다면 인수효과를 톡톡히 할수 있을 것으로 반기고 했다. 그러나 아직 사업성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인수는 도리어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없지 않다.
이러한 엇갈리는 평가속에서도 중견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올들어 M&A시장은 뜨거워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