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오물풍선 분석해보니…통일부 “라벨 제거해 상품정보 노출 방지”

통일부 ‘북한 살포 오물분석 결과’ 참고자료 배포
생활 쓰레기에 라벨 제거해 상품정보 노출 방지
옷감 덧대어 만든 티셔츠 등 열악한 경제상황 드러나
퇴비에는 기생충 검출...인분 비료 유래 가능성
  • 등록 2024-06-24 오전 11:08:29

    수정 2024-06-24 오전 11:08:29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북한이 한국에 날려보낸 오물풍선은 일반 쓰레기보다는 ‘기획성 쓰레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물풍선에 담긴 쓰레기에서 라벨이 제거된 페트병이 다수 발견됐다(사진=통일부)
통일부는 24일 ‘북한 살포 오물분석 결과’ 참고자료에서 북한 생활시태 노출 방지를 위한 기획성 쓰레기가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일반 쓰레기 보다는 일정한 크기의 폐종이·비닐·자투리천 등 급조한 것으로 보이는 소위 ‘살포용 쓰레기’가 다수”라며 “페트병의 경우, 라벨, 병뚜껑 등을 제거해 상품정보 노출을 방지한 흔적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주민의 심각한 생활난을 보여주는 ‘생필품 쓰레기’도 다수 발견됐다. 열악한 경제상황의 증거로 통일부는 몇 번씩 기워신은 양말, 옷감을 덧대어 만든 장갑, 옷감을 덧대어 만든 마스크, 옷감 두장을 덧대어 만든 티셔츠, 구멍난 유아용 바지, 발가락이 훤히 보이는 유아용 양말 등 참고사진을 게재했다.

이외 2000년부터 북한에 의류를 지원한 한국의 브랜드 천 조각과 김정일·김정은 우상화 문건 표지가 방치·폐기된 것도 볼 수 있다. 또 곰돌이 푸우, 헬로키티 등 미국 디즈니와 일본 산리오 사의 캐릭터를 복제한 모조품도 발견됐다.

오물풍선 쓰레기에는 상표를 무단 도용한 캐릭터 상품도 발견됐다.(사진=통일부)
통일부는 북한이 살포한 퇴비 등에서 기생충도 검출됐다고 했다. 통일부는 “오물에 대한 전문기관 분석 결과, 살포 오물내에 포함된 토양에서 기생충(회충, 편충, 분선충 등)이 다수 발견됐고, 이는 인분으로부터 유래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토양매개성 기생충은 화학비료 대신 인분 비료를 사용하는 등 비위생적 생활 환경에 기인되는 보건환경 후진국에서 식별되는 사례”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4차례에 걸쳐 오물 풍선을 우리나라에 날려보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1일 대북전단에 대한 보복조치로 5번째 오물풍선 살포를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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