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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S는 지난 9월 30일부터 11월 11일까지 43일간 전체 1조4700억달러(약 1965조원)의 고객 예금 중 883억달러(약 118조원)가 인출됐다고 밝혔다.
CS는 통상 연간 최소 300억달러(40조원)의 신규 자산을 유치하고 있으며,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연간 기준 순유출은 기록한 해는 없었다고 WSJ은 덧붙였다.
고객 예금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면서 일부 지점은 해당 국가의 감독기관이 정한 유동성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고 CS측은 덧붙였다.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30일 이내에 예상되는 현금 유출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의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WSJ은 설명했다.
CS측은 지난달 말 온라인을 중심으로 자사 재정을 둘러싼 위기설이 제기되면서 대규모 자금 이탈을 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CS 위기설은 지난해 월가를 강타한 ‘아케고스 사태’에서 비롯됐다. 아케고스의 채무 불이행으로 CS는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160년이 넘는 CS 역사상 가장 큰 손실이다. 이에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CS를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파산한 리먼 브러더스에 비유하는 글들이 올라오며 투자자들의 공포감을 키웠다.
아케고스 사태의 여파로 CS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아케고스 투자에 따른 손실액도 크지만 이에 따른 재정 위기설이 부각되면서 고객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점도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 CS측은 4분기에도 16억달러(약 2조10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예고했다.
실적 악화와 유동성 위기에 대한 압박으로 CS 주가는 이날 6.2% 하락한 3.62스위스프랑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약 60%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