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자연재해 아닌 사회재난…포항지진 특별법과 다른 점은?

과거 2017년 포항 지진 당시 특별법 만들어 지원
이태원은 간접피해·규모 파악 쉽지 않아 특별법으로 어려워
법 제정까지 1년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소상공인지원법 개정해 지원하기로 결정
  • 등록 2022-11-15 오전 5:50:00

    수정 2022-11-15 오전 5:50:00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국회 차원에서 이태원 참사로 생계 위기에 직면한 소상공인 지원하기로 하면서 과거 `포항 지진 특별법`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포항 지진 피해자에 대한 체계적 지원을 했다는 점에서 이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그러나 이번 이태원 참사의 경우 포항 지진과 달리 자연 재해로 발생한 재난이 아닌 사회 재난이라는 큰 차이점이 있다. 또 이태원 주변 상권 피해가 직접 피해가 아닌 ‘간접 피해’에 해당하고, 그 피해 정도를 계량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특별법 제정은 어렵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10월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참사 임시 추모공간을 찾은 시민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사진=뉴스1)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포항지진 상인보호 대책에 준하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경상북도 포항시에서 발생한 천재지변으로 해당 지역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에 정부는 해당 도시의 재도약을 위해 특별법과 시행령 제정 등을 통해 현재까지 실질적이고 충분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포항 지진 사태 이후 신속한 사고조사를 통해 지진의 구체적인 발생원인을 지열발전으로 촉발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국가 및 지자체에서 피해자의 치료비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휴업 비용 등 재산상의 피해를 입은 상인도 지원 대상으로 분류해 국가 배상을 진행했다. 이에 국회에서도 이번 이태원 참사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만큼 특별법 발의를 고민했지만, 결국 소상공인 지원 관련 법을 손 보는 방향으로 지원 방식을 달리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라 법률상 지원금을 제공해야 하지만 이태원 사태의 경우 사안의 시급성이나 대비책을 마련하는데 있어 포항 지진과 성격이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또 특별법을 만들어 정부가 사고 규명을 하고 특별법을 만드는데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번 이태원 참사 이후 이태원 거리는 이대로면 향후 몇 년간은 재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참사 발생 2주가 다 되어가고,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나 일부 상인들은 영업을 재개했지만 추모객과 취재진, 경찰관들 외에는 방문이 꺼려지는 곳으로 이태원 상권이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 포항지진 특별법 발의 참여했던 한 의원은 “국가가 책임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려면 공무원의 과실이나 부주의와 상관없이 국가의 고의·과실·부주의 등을 따져야 하는데 이태원 사태는 성격이 다르다”며 “천재지변이 아닌 만큼 상인 보상은 특별법으로는 지원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법으로는 상권을 지원하는 것이 애매하다”며 “이태원 참사로 인해 상가 건물이 무너졌다는 피해가 아닌데 참사 분위기로 사람이 덜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피해 배상에 나서는 것이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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