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아난티 골프장 리조트 8개동 골조만 남아"

8일여만에 건물 대부분 철거
통일부 2차례 北에 협의 요청했으나 응답받지 못해
  • 등록 2022-04-19 오전 11:19:12

    수정 2022-04-19 오전 11:19:12

금강산 골프장 숙박단지를 촬영한 9일(왼쪽)과 17일 위성사진. 9일까지 온전했던 숙박단지의 중심건물과 건물 6개동이 17일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플래닛 랩스 캡처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북한이 금강산에 있는 한국 측 시설인 아난티 골프장 리조트 단지를 약 8일만에 모두 철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소리(VOA)는 19일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의 17일 촬영 사진을 분석한 결과 아난티 골프장 리조트의 중심부와 주변 8개 건물의 지붕과 외벽이 모두 해체돼 콘크리트 골조만 남았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10일쯤부터 중심부 건물부터 해체하기 시작했다.

금강산 해금강호텔 해체도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총 7층 높이였던 해금강호텔은 윗부분이 모두 사라져 1∼3층가량만 남았다고 VOA는 보도했다.

호텔 앞면에는 큰 구멍이 뚫린 듯한 어두운 부분이 확인됐다. 건물 앞쪽 공터에는 건축 폐기물이 쌓여있는 것도 포착됐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스탠퍼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건물이 여드레 만에 철거됐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어떻게 이렇게 빠른 속도로 해체를 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아난티 골프장은 국내 리조트 기업 아난티가 북한이 현대아산에 임대한 대지 168만5000㎡(51만 평)를 50년간 재임대해 세운 시설이다. 해금강호텔은 남북 간 교류가 활발하던 2000년 개장해 현대아산이 소유 및 운영하던 시설이다.

이들 금강산 시설은 2008년 5월 금강산에서 남측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사건이 발생 이후 금강산관광이 전면 중단되자 문을 닫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0월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고, 그해 12월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2020년 2월까지 금강산의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약 2년 5개월 후인 지난달 6일부터 해금강호텔의 철거 정황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금강산 시설 해체 움직임과 관련해서 우리 정부가 4월 초에 두 차례에 걸쳐 금강산 시설 철거 사업과 관련된 충분한 설명과 관련 문제에 대한 협의를 하자고 제안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어떤 응답도 하지 않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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