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돌아온 홍범도 장군…文대통령 “묘역 공원화하라”(종합)

靑, 15일 유해 봉환 후 文 특사단에 지시
78년만 귀환, 공군전투기 출동 ‘최고 예우’
“홍범도 장군 생애와 고귀한 뜻 적극 알려야”
코로나19 방지 온라인 국민추모 공간 운영
17일까지 대전현충원 분향소 참배도 가능
  • 등록 2021-08-16 오후 4:27:30

    수정 2021-08-16 오후 9:22:57

[이데일리 김미경 이정현 기자] 구한말 의병장이자 일제강점기 시절 봉오동·청산리 대첩을 승리로 이끈 독립운동가 홍범도(1868~1943) 장군의 유해가 고국 품으로 돌아왔다. 카자흐스탄에서 서거한 지 78년 만이자, 봉오동 전투 기준으로는 무려 101년 만의 귀환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인 15일 저녁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나가 카자흐스탄에서 봉화된 홍 장군의 유해를 최고 예우로 직접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여러 번 홍 장군 유해 봉환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특별기를 통해 서울공항에 도착한 홍범도 장군의 유해 하기를 지켜보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이날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이 끝난 후 “우리에게 매우 의미있는 귀환”이라며 특사단으로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던 단장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우원식 홍범도기념사업회 이사장, 국민대표 조진웅 배우와 가진 대화에서 이같이 당부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사회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떠나보내서 섭섭해하지 않느냐”면서 “아쉬움을 달래고 지속적으로 추모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묘역을 공원화 하는 방안 등 후속 작업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또 홍범도기념사업회 홍보대사로 활동할 조 배우에게는 “항일독립운동에 앞장선 홍범도 장군의 생애와 고귀한 뜻을 적극적으로 알리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가보훈처는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억하고 장군의 넋을 기리기 위해 온·오프라인 국민추모제를 진행한다. 유해는 18일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보훈처에 따르면 국가보훈처 누리집에 20일까지 온라인 추모공간(추모페이지)을 마련했으며, ‘장군의 귀환’이란 주제 아래 온라인 헌화·분향은 물론 추모의 글을 남길 수 있다. 또 국립대전현충원 현충문 앞에 국민분향소를 17일까지 운영한다.

앞서 14일 파견된 대통령 특별사절단은 크즐오르다 현지 묘역에서 추모와 제례를 지낸 뒤 장군의 유해를 대한민국 군 특별수송기(KC-330)에 싣고 15일 오후 7시30분쯤 우리 공군 전투기 6대(F-15K, F-4E, F-35A, F-5F, KF-16D, FA-50)의 엄호 비행을 받으며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장군의 유해 앞에서 분향했으며, 운구 차량이 공항을 빠져나갈 땐 문 대통령이 ‘홍범도 장군님께 대하여 경례’라는 구호에 맞춰 거수경례를 했다.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은 문 대통령이 2019년 4월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 당시 직접 요청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봉오동 전투 100주년이던 작년 코로나19 상황으로 1년여간 미뤄지다 이번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국빈 방한(16~17일)을 계기로 성사됐다.

1868년 평양에서 태어난 홍범도 장군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까지 오르며 간도와 극동 러시아에서 일본군을 토벌했다. 특히 홍범도·최진동 등이 이끈 1920년 봉오동 전투는 일본군 157명을 사살하고 300여명에게 상처를 입힌 독립전쟁사의 기념비적 전투로 꼽힌다. 홍 장군은 1937년 옛 소련의 스탈린 정권의 한인 강제이주정책으로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이주한 뒤 1943년 10월 25일 75세를 일기로 서거, 결국 조국 땅을 밟지 못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1962년 홍범도 장군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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