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지난해 입양 이후 지속적인 학대로 생후 16개월 여아 정인(입양 전 본명)양을 숨지게 한 혐의를 양부모에 대한 1심 선고가 이번 주 열린다.
| 양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이’의 양부모의 결심 공판이 열린 4월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입구에서 시민들이 양모가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호송차를 향해 팻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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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이상주)는 오는 14일 살인,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어머니 장모(35)씨와 아동유기·방임,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아버지 안모(38)씨의 1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정인양은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온몸에 멍이 든 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 정인양은 당시 머리와 복부에 큰 상처가 있었으며, 이를 본 병원 관계자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정인양의 양모 장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 학대 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후 첫 공판에서 전문가들의 재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장씨에 대한 주위적(주된) 공소사실을 아동학대치사 혐의에서 살인 혐의로 바꾼 바 있다.
지난달 14일 열린 장씨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다.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함께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 10년과 전자장치 부착 명령 30년, 보호관찰 명령 5년 등도 요청했다.
양아버지 안씨에게는 징역 7년 6월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안씨에게도 10년 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해자는 이들에게 입양되지 않았더라면 다른 부모로부터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받으면서 살아갔을지도 모른다”며 “피해자는 이들을 부모로 선택하지 않았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입양돼 영문도 모른 채 입양 초기부터 폭행당하고 치료도 받지 못해 사망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어 “치명적인 폭행 이후 상태가 좋지 않은 걸 알면서도 첫째 아이 어린이집 등원을 시키며 피해자를 방치한 점을 돌이켜보면 장씨에게 살인죄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장씨 측은 선처를 호소하면서도 장씨가 정인양을 숨지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사망 당일에도 아이가 힘들어했지만, 아이를 미워하거나 잘못되길 바란 점은 맹세코 없다”며 “상상도 못할 일이라 (아이가) 죽든 말든 (상관없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