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김영철 방한, 말도 안돼” 洪과 한목소리..與 "논쟁않겠다"

23일 한국당 당사에서 홍준표 예방
"김영철 방한, 남남갈등 유발" 한목소리
與와는 확연한 입장차이..신경전 이어가
  • 등록 2018-02-23 오전 11:41:33

    수정 2018-02-23 오전 11:58:47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운데)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바른미래당 박주선(왼쪽)·유승민 공동대표를 접견, 기념촬영을 앞두고 손을 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박주선·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 대표는 23일 여야 지도부를 예방했다.

먼저 한국당 당사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예방했다. 두 지도부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한에 일제히 우려를 표했지만 개헌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지방선거를 대비한 양 당의 선거연대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박·유 공동 대표를 대하는 홍 대표의 태도는 확연히 달랐다. 대선 후보로 경쟁하며 줄곧 대립각을 세웠던 유 대표와는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오히려 검사시절 인연을 맺었던 박 대표와는 화기애애했다.

당사에 들어서자마자 박·유 공동 대표가 “오랜만이다”라고 인사하자 홍 대표도 악수로 화답했다. 박 공동 대표는 “홍 대표와는 검찰에서 호형호제했다”고 과거 인연을 언급하며 “힘을 합칠 때는 합치고 여당이 잘하는 것은 아낌없이 지원하는 균형이 맞춰지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두 지도부는 곧바로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홍 대표가 “김영철 방문을 방한이라고 안하고 방남이라고 하는데 그게 어떻게 방남이느냐”며 “김 부위원장의 방한은 이성적인 문제를 떠나 감성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이에 유 공동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이)북한의 소행이란 말도 (사건이 발생한 지)5년이 지나서 했다”며 “그 점에 대해 다른 생각이 없다”고 동의했다. 박 공동 대표도 “국민 정서와 감정으로 보면 김영철이 북한 대표 자격으로 평화올림픽에 참여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개헌 시기에 대한 양 당의 입장 차가 드러났다. 개헌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했으나 한국당은 ‘10월 개헌’을, 바른미래당은 ‘6월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을 주장했다. 홍 대표가 “10월까지 (개헌을)한다”고 말하자 박 공동 대표는 “가급적 빨리 했으면 한다”고 답했다.

이날 예방에선 선거전략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 공동 대표는 5분여 간의 짧은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선거 연대 논의는)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박·유 공동 대표는 곧바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한에 대해선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추 대표는 “평창올림픽 이후에는 한반도 평화 정착과 한반도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 국회가 무엇보다 든든한 받침이 돼야 한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박 공동 대표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북한 대표단 폐막식 단장으로 온 것은 우리 사회에 폭탄이 떨어진 거나 다름없다”며 “왜 하필 이 시점에 김영철 부위원장이 와야 하느냐. 북한의 노림수가 아니냐”고 질타했다.

유 공동 대표도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문을 정말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사람과 앉아서 대화해선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대표는 박·유 공동 대표의 비판에 “두 분의 의견을 참고하겠다”고 에둘러 답변하면서도 “평화올림픽 구호에 그치지 않고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고 이 모멘텀을 북미대화로 이어가야 한다. 남남갈등으로 비춰질 일은 삼가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입장 차를 드러냈다.

이어 “전 세계가 한반도를 지켜보고 있다. 더 비관적으로 대한다면 한반도는 더 이상 남북관계를 관리할 능력과 의지가 없다고(판단 해) 경제가 더 안좋아 질것이다. 그래서 더 논쟁하지 않겠다”고 회동을 마무리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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