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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국당 당사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예방했다. 두 지도부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한에 일제히 우려를 표했지만 개헌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지방선거를 대비한 양 당의 선거연대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박·유 공동 대표를 대하는 홍 대표의 태도는 확연히 달랐다. 대선 후보로 경쟁하며 줄곧 대립각을 세웠던 유 대표와는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오히려 검사시절 인연을 맺었던 박 대표와는 화기애애했다.
당사에 들어서자마자 박·유 공동 대표가 “오랜만이다”라고 인사하자 홍 대표도 악수로 화답했다. 박 공동 대표는 “홍 대표와는 검찰에서 호형호제했다”고 과거 인연을 언급하며 “힘을 합칠 때는 합치고 여당이 잘하는 것은 아낌없이 지원하는 균형이 맞춰지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두 지도부는 곧바로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홍 대표가 “김영철 방문을 방한이라고 안하고 방남이라고 하는데 그게 어떻게 방남이느냐”며 “김 부위원장의 방한은 이성적인 문제를 떠나 감성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다만 개헌 시기에 대한 양 당의 입장 차가 드러났다. 개헌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했으나 한국당은 ‘10월 개헌’을, 바른미래당은 ‘6월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을 주장했다. 홍 대표가 “10월까지 (개헌을)한다”고 말하자 박 공동 대표는 “가급적 빨리 했으면 한다”고 답했다.
이날 예방에선 선거전략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 공동 대표는 5분여 간의 짧은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선거 연대 논의는)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박·유 공동 대표는 곧바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한에 대해선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추 대표는 “평창올림픽 이후에는 한반도 평화 정착과 한반도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 국회가 무엇보다 든든한 받침이 돼야 한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유 공동 대표도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문을 정말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사람과 앉아서 대화해선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대표는 박·유 공동 대표의 비판에 “두 분의 의견을 참고하겠다”고 에둘러 답변하면서도 “평화올림픽 구호에 그치지 않고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고 이 모멘텀을 북미대화로 이어가야 한다. 남남갈등으로 비춰질 일은 삼가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입장 차를 드러냈다.
이어 “전 세계가 한반도를 지켜보고 있다. 더 비관적으로 대한다면 한반도는 더 이상 남북관계를 관리할 능력과 의지가 없다고(판단 해) 경제가 더 안좋아 질것이다. 그래서 더 논쟁하지 않겠다”고 회동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