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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차관 시절 ‘불도저’로 불린 산업통상자원부 주형환 신임 장관의 행보가 연초부터 산업부 직원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주 장관은 지난 13일 취임하기도 전에 수출현장을 방문하는 등 종횡무진 현장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활성화에 올인하겠다는 주 장관의 정책 행보가 막힌 수출 혈맥(血脈)을 뚫고 무기력해진 관가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상직과 다른 주형환..취임식 전에 수출기업 방문
주 장관은 17일 오전 반도체 전문업체인 스태츠칩팩코리아와 대한항공 제1터미널,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을 연이어 방문해 수출을 독려했다. 인천공항은 우리나라 수출의 26.2%(2015년 기준)인 1381억달러 규모를 처리하고 있다. 주 장관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중국발(發) 투자유치를 위해 입지, 세제 등 인센티브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주 장관은 다른 수출현장을 방문해서도 정책 지원을 강조했다. 주 장관은 지난 13일 취임식을 앞두고 경기도 부천시 오정산업단지 내 수출유망 중소기업인 ㈜흥아기연을 방문했다. 이는 2013년 취임식 다음 날 한국전력공사 ‘전력사이버안전센터’를 방문했던 윤상직 전 산업부 장관과 차별화 된 행보다.
이어 취임 둘째 날인 지난 14일엔 중국 수출 유망 품목인 유아용품을 생산하는 보령메디앙스를 방문해 “유망 소비재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에 총력을 다해 현재의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에는 자동차, 바이오의약, 탄소섬유 등 신산업 8대 분야 기업 관계자들과 ‘융합신산업 분야 간담회’를 열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들었다.
주 장관이 그동안 방문한 기업은 주로 대중(對中) 수출 기업이다. 이는 수출 부진을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풀어보겠다는 복안 때문이다. 이경호 무역진흥과장은 “한중 FTA를 우선 활용해 투자를 활성화 하겠다는 게 정책 목표”라며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침체된 분위기를 띄우자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출품목·주체도 다각화하자는 주 장관의 정책 복안도 반영됐다. 강성천 산업정책관은 “그동안 산업부 직원들은 기업에 R&D 지원만 해주면 된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주 장관은 세제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봤다”며 “이제는 산업부가 제조업만 보는 게 아니라 소비재, 서비스 품목까지 폭넓게 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주 장관은 취임할 때부터 기존 산업부와는 다른 변화된 정책을 예고했다. 주 장관은 지난 13일 취임식에서 “새로운 수출 전략으로 수출부진을 근본적으로 타개해 나가겠다. 수출 시장·품목·주체·방식을 혁신하겠다”며 “R&D, 인력, 판로, 금융, 세제 등 모든 정책수단을 수출기업 육성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5일 현장 간담회에서도 “관련 부서와 기관이 참여하는 기업 애로 해결 창구를 마련해 한 번에 해결하는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장관 혼자 무리수? 주형환 “실질적 정책 만들겠다”
일각에서는 주 장관이 현 경제상황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가 하락 등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수출현장을 찾는 행보 못지않게 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 등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경제가 어렵지 않고 대내외 환경이 녹록했던 적이 없었다”며 “다른 나라보다 늦춰진 게 있다면 마음을 다잡고 가고 앞섰던 부분은 신발끈을 조여 매고 가면 길이 있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산업부는 업계와 접점이 되는 최일선 부처”라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듣고 전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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