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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지난 25일(현지시간) 네팔에서 1934년 이후 진도 8에 가까운 지진이 발생하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지진의 충격은 수소폭탄 20기 이상이 폭발하는 것만큼 강력했다. 특히 지진이 발생하기 불과 일주일 전에 50여명의 지진학자 및 사회과학자들이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모여 1934년의 대지진이 재연될 우려와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더 충격이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네팔 국립지진기술학회는 ‘인더스-얄룽 봉합선((Indus-Yarlung suture zone)’으로 알려진 이 지역에서 1255년부터 대략 75년에 한 번씩 강도 8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룽 S. 챈 홍콩대학 지구물리학자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을 대표적인 지질학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인도판은 1년에 5cm씩 아시아를 향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챈은 “지질학적 관점에서 굉장히 빠른 속도”라고 부연 설명했다. 양홍펑 홍콩 중문대학 지진전문가는 “토요일(25일 현지시간) 지진으로 지각판이 약 2m 가량 솟구쳤다”고 말했다.
특히 네팔은 지형상 두 지각판이 만나는 지진대 위에 있어 강진에 취약할 뿐 아니라 지각이 갈라지면서 지각판이 솟구치는 ‘단층(thrust fault)’에 위치해 있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WSJ는 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히말라야 산맥이다. 단층이 히말라야 산맥의 2253km에 걸쳐 형성돼있다. 인도판와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매년 약 1cm씩 히말라야 정상이 높아지고 있단 설명이다. 양홍펑 교수는 “네팔에서 강진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언제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지각판 이동의 역사적인 기록과 현대적인 측정에 따르면 40~50년에 한 번씩 대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제임스 잭슨 영국 캠브리지 대학 교수는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악몽이 현실화됐다”며 “물리적 및 지질학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고,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일어났다”고 말했다. 다만 회의 이후 일주일이 지나서 지진이 발생할지는 알지 못했다고 잭슨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