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3]"함께쓰자" 소유를 넘어 공유의 시대로

스마트폰·SNS 대중화 힘입어 비약적 성장
  • 등록 2013-05-28 오후 2:52:40

    수정 2013-06-10 오전 11:13:1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60대 재미교포 김석현씨는 뉴욕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 아들이 쓰던 방과 주차장에 세워뒀던 차를 하루에 각각 85달러, 100달러씩 받고 빌려주고 있다. 김씨는 연금 외 가외수입 덕에 생활에 여유가 생긴 것은 물론 저렴한 비용을 받고 필요한 사람을 돕는다는 생각에 보람마저 느낀다.

◇금융위기에 대한 반성..‘공유시대’ 문열다

소유의 시대를 넘어 공유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는 이기심에 기반한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졌다. 자신의 주머니를 불리고 더 많은 재화를 소비하기보다, 한정된 재화를 지혜롭게 사용하자는 움직임이 싹트기 시작했다. 한번 사용하고 말 재화를 사들이기보다 함께 공유해 사용하는 ‘공유경제’가 태동한 것.

소셜네트워크의 발전이 큰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중화되면서 재화를 함께 사용할 희망자를 찾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대폭 줄고, 공간적 한계가 무너졌다. 평소에 잘 쓰지 않는 스키용품, 서핑보드, 일렉트릭 기타 같이 조그만 물건부터 자동차, 보트, 주차장까지 모두 공유의 대상이다.

공유는 가치를 창출한다. 빈방을 대여해주는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airbnb)’에 따르면 지난해 방을 제공한 사람들은 평균 58일동안 9300달러를 벌었다. 현재 에어비앤비에 가입된 사람들은 400만명. 하루에 192개국에서 빈방 25만개가 올라오고 있다. 숙소를 구하는 여행객은 다양한 집 중 자신의 조건에 맞는 곳을 골라잡을 수 있는 데다 호텔보다 저렴해 만족도가 높다.

플럼기어(Plumgear)의 아이디어도 주목할 만 하다. 이 곳은 자고 일어나면 크는 아이들을 위해 아동복을 주고 받는 사이트다. 입지 않는 옷을 팔거나 다른 옷으로 교환한다. ‘버릴 것’이 새로운 가치로 탄생하는 순간이다.

◇공유경제 전년대비 25%↑..35억달러 규모 달할 듯

사회적 네트워크 또한 강화된다. 기업이 아닌 개인인 제공자와 이용자가 서로 인연을 맺으며 공동체 의식을 키운다. 3년째 시카고 지사에서 파견 근무중인 박민서(여·33)씨는 최근 구입한 이케아 가구 조립에 애를 먹다 ‘태스크래빗(Taskrabbit)’에 글을 올렸다. 한 블록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자동차 수리공 매튜씨가 박씨가 올린 글을 보고 연락해 왔다. 매튜씨는 20달러를 받고 가구를 조립해 줬고. 둘은 친구가 됐다. 재능과 보수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이웃간에 새로운 유대관계가 형성된 셈이다.

이처럼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 네트워크를 단단하게 만들어준다는이점에 때문에 셰어링 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008년 세워진 에어비앤비의 경우, 시장가치는 25억달러(2조7000억원)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대기업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구글의 벤처투자조직인 구글벤처스는 차 공유업체인 ‘릴레이라이즈(RelayRides)’에 200만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또 세계적 자동차 회사인 BMW는 차고와 주차장을 공유하는 영국의 ‘파크앳마이하우스’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포브스지는 올해 공유 경제 규모가 지난해보다 25% 성장한 35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흥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 선임연구원은 “한국에서도 공유경제에 뛰어드는 기업체가 늘고 있다”며 “공익적 취지를 잊지말고 시민과 기업, 행정단체 모두 협력해 공동발전방향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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