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저지방 우유를 마시자

  • 등록 2008-01-30 오후 2:47:00

    수정 2008-01-30 오후 2:47:00

[조선일보 제공] 비만 환자가 폭증하는 영양 과잉의 시대에 부족한 영양소가 있습니다. 칼슘입니다. 2007년 발표된 제3기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평균 칼슘 섭취량은 553.1㎎으로 권장량의 76.3%에 불과합니다. 칼슘 권장량은 20세 이상 700㎎, 13~19세 900㎎, 10~12세 800㎎ 입니다. 특히 한참 자랄 시기인 13~19세의 칼슘 섭취량은 기준치의 46%에 불과합니다. 노인 사망의 중요 원인 중 하나인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를 위해 전문가들은 하루 1200㎎까지 섭취를 권하고 있는데, 그것과 비교하면 턱도 없이 부족한 양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뼈를 구성하는 주요 영양소인 칼슘이 부족하면 청소년기엔 키가 잘 크지 않고, 노년기엔 골다공증이 생깁니다. 이도 약해집니다. 최근엔 칼슘이 체중조절, 당뇨, 고혈압, 불면증, 우울증, 대장암 발병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칼슘이 부족한 주된 원인은 우유를 적게 마시기 때문입니다. 제3기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하루 평균 우유 섭취량은 66.5g으로 223.6g인 미국인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치즈나 요구르트 같은 다른 유제품을 합쳐도 하루 평균 섭취량은 89.7g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식습관이 서구식으로 바뀌면서 우유 소비량이 늘었는데도 '이 모양'입니다.

우유를 마시라면 많은 사람이 '유당(乳糖) 소화장애' 핑계를 대는 사람이 많습니다. 실제로 한국인 60~70%에게 유당 소화장애가 있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조금씩 우유를 마시며 장을 단련시켜 나가다 차츰 양을 늘려 나가거나, 치즈나 요구르트로 '연습게임'을 하다 우유로 '본 게임'을 해도 됩니다. '우유가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는 핑계를 대는 사람도 있는데, 과학적 근거가 약합니다. 만에 하나 동물성 지방 섭취가 많은 서양 사람에게 해로울 순 있다 해도 최소한 우리에게는 상관 없는 일 같습니다.

이왕이면 저지방 우유를 마십시다. 완전식품 우유가 갖고 있는 단 하나의 약점은 지방입니다. 일반 우유 1ℓ 속 유지방은 30~40g이며, 그 중 약 60%인 18~23g이 포화지방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에선 저지방 또는 무지방 우유의 매출이 전체의 40% 이상인데 우리는 4% 수준에 불과합니다. 저지방 우유를 마시면 확실히 고소한 맛이 없이 밋밋한데 이제 건강을 위해 입맛도 바꿔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한편 멸치나 뱅어포 같이 뼈째 먹는 음식, 추어탕, 우거지국, 메밀국수, 두부, 브로콜리, 양배추, 케일 등에도 칼슘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유를 제외한 다른 음식의 칼슘 흡수율은 매우 낮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칼슘이 흡수되려면 비타민D가 도와줘야 하는데, 햇볕을 많이 쬐면 비타민D 생성이 촉진된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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