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헬리아텍 자원개발 현장을 가다

  • 등록 2007-03-09 오후 4:32:13

    수정 2007-03-09 오후 4:32:13

[파푸아 뉴기니아 = 이데일리 김세형기자] 에너지 개발 붐이 불면서 주식시장 상장사들도 앞다퉈 에너지 개발 사업에 나서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그리고 러시아, 남미 지역은 평소 들어보기라도 했다. 그런데 파푸아 뉴기니아라니. 도대체 어디 붙어 있는 나라란 말인가.

지난 6일 포트 모르즈비(Port Moresby)에 도착했다. 포트 모르즈비는 파푸아 뉴기니아(이하 PNG; PNG로 표기하고 말하는 것이 현지에서는 일반화돼 있었다)의 수도. 전해 들은 바에 따르면 PNG의 총인구는 대략 600만명. 수도의 인구라고 해봤자 고작 40만명에 불과했고 여기저기 인구가 산재해 있었다.

부족사회의 전통이 여전한 탓인지 언어는 무려 800여개에 달했고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제 서서히 개발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개발이 진행되면서 영어가 점차 공용어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태였다. 

자원 쟁탈전은 점점 가열되고 있다. 현지 교민이나 인터오일 등에 따르면 파푸아 뉴기니아는 자원 매장량만큼은 어느 나라 못지 않은 곳이다. 석유를 비롯해 천연가스, 그리고 각종 광물 등 개발 여지가 상당한 편이다.

이미 쉘과 엑슨모빌, BP 등 다국적 석유회사들이 원유를 생산하고 있었고 최근 들어서는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에 이어 중국까지 PNG의 광산에 손을 뻗치고 있었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파푸아 뉴기니아 자원 개발 사업 검토를 올해 사업 계획중의 하나로 올려 놨었는 데 이같은 열기와 무관치 않은 셈이었다.

캐나다 석유회사인 인터오일(http://www.interoil.com, 오른쪽 사진은 인터오일이 개발권을 갖고 있는 지역)은 헬리아텍이 투자키로 한 PNG 가스 및 유전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시행자다. 7일 인터오일이 PNG에서 추진중인 에너지 사업 현장을 돌아봤다.

인터오일은 사업의 대부분이 PNG 지역내 에너지 사업에 집중돼 있다 인터오일은 가스전과 유전의 탐사에서 시추, 그리고 생산, 정제 혹은 가공, 판매까지 모든 일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엘크1 광구 가스전 발견으로 주가가 상당히 상승한 상태로 현재 시가총액은 대략 7000억원 정도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PNG에서 인터오일의 입지는 상당히 굳건했다. 인터오일은 90년대 초반 설립돼 지난 96년 개발권을 따내면서 PNG내 에너지 개발을 본격화했다. 현재 PNG에서 우리나라 면적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지역에 대한 개발권을 갖고 있고 거의 독점에 가까운 석유 사업자가 돼가고 있다.


쉘과 BP로부터 주유소를 인수, PNG 전역에 50∼60개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고 전체 시장점유율은 60∼65%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인터오일은 포트 모르즈비의 바다 건너, 맞은 편에서 PNG 유일의 원유 정제소(사진)를 운영하고 있다. BP 등이 캐는 원유는 모두 이곳으로 보내져 석유 완제품이 된다.

정제소의 하루 생산량은 3.2만∼3.6만 배럴로 인구 5000만의 미얀마의 하루 생산량 6만량의 절반을 넘고 있다는 설명이다. PNG의 하루 석유 소비량은 현재 2만 배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 나머지는 주로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정제소 건너편에는 LNG 플랜트 건설에 대비,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시설이 있었고 그 옆이 LNG 플랜트가 들어설 부지였다. LNG 플랜트는 현재 시추중인 지역내 여러 광구의 매장량이 상업생산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본격 건립에 들어가기로 돼 있었다.

휴즈 헬리아텍 사장은 "인터오일은 지형적으로 매우 유리한 곳에 정제소를 갖고 있고 LNG 플랜트도 건설할 계획"이라며 "LNG 플랜트 건설이 이번 프로젝트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NG의 경우 액체 상태로 만들어야 하므로 채취는 기본이지만 플랜트 건설이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정제소를 둘러본 뒤 드디어 시추 장소로 이동했다. 인터오일 주요주주중 한 사람으로 PNG 에너지 사업 전체를 총괄해 온 크리스티앙 빈슨 인터오일 부사장(Excutive Vice President)이 정제소에 이어 시추 광구에 대해서도 안내했다.

헬리아텍은 클라리온 파이낸스의 자회사와 투자 계약을 맺은 바 굳이 인터오일측 경영진까지 나설 필요가 없어 보였지만 그는 그렇게 했다. 휴즈 사장이 말했던 것처럼 그와 인터오일측 경영진간 관계는 무척 돈독했다.

포트 모르즈비의 잭슨 공항에서 경비행기를 2시간 가량 탄 뒤 임시 비행장에서 다시 헬리콥터로 10분 가량을 가서 엘크2(ELK2) 광구에 도착했다. 밀림속에 위치, 몹시 무더웠고 그 가운데서 인부들이 돌아가면서 시추공을 지켜보고 있었다. 주로 인도네시아인들이 고용돼 일하고 있다했고 점차 PNG인들도 쓸 계획이라는 게 현지 관계자의 이야기였다.

헬리아텍에 따르면 엘크2를 비롯한 엘크 지역 광구는 헬리아텍의 전체 투자 금액 4억2500만달러중 2950만달러가 투자된다. 헬리아텍의 개발탐사 투자 총액 6000만달러중 절반이 투입되는 핵심 광구다. 인터오일은 지난달 이 광구가 중순 천연가스 뿐만 아니라 원유의 매장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발표했다.

대략 1시간 가량 머물다 엘크2 광구를 떠났다. 사실 찜통 더위에 시추기가 여러 사람에 둘러 싸여 일하고 있는데 문외한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돌아오면서 공중을 통해 인터오일이 진행중인 시추 장소 여러 곳을 볼 수 있었다.

먼저 본 곳은 엘크1 광구(사진), 가스가 발견됐다는 광구로 아쉽게도 이미 시추가 끝나
시추 장비는 철수했고 엘크2 광구를 비롯한 광구들의 시추가 성공적으로 완료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보고 싶었던 가스 분출 장면을 보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여전히 헬리콥터가 오가고 작업자들을 위한 시설도 그대로 있었다.

이와 함께 인터오일이 인근에서 진행하고 있는 시추 후보지들을 3∼4군데 볼 수 있었다. 인터오일이 시추하고 있는 곳의 공통점은 비교적 넓은 강이 부근에 있다는 것. 인터오일은 가스 송유관을 강바닥으로 깔아 바다까지 통로를 확보하고 이를 다시 바다에 면한 LNG 플랜트까지 보낸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이에 대비해 강가에는 부두 시설도 지어지고 있었다.

광구에서 돌아온 뒤 현대중공업에서 있다가 10년 가까이 이곳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현용순 현대파워(Hyundai Power(PNG) Limited) 사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해 인터오일의 정제소에 현대중공업이 만든 발전설비를 납품했고 PNG의 에너지 개발 사업에 무척 관심이 많았다.

현 사장은 "PNG는 자원만큼은 풍부한 나라로 인터오일은 PNG 정부와 막역한 관계를 맺고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PNG의 에너지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회사"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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