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정신과 번영-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성공적인 파트너십 구축(Enterpreneurship and Properity: Building a Successful Partnership in the Asia-Pacific Region)`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노무현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9개국 정상과 800여명의 국내외 기업인들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이번 행사에선 기업가정신 고취, 도하개발어젠다(DDA) 등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조속한 타결을 위한 협력, 국가간 계층간 양극화 해소, 에너지·테러·조류인플루엔자(AI) 문제 등 다양한 경제 현안이 쟁점으로 부상하며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국내외 기업인 393명이 국제사회의 반부패 노력에 적극 동참한다는 뜻에서 서명한 반부패 선언문도 채택됐다.
각국 정상은 주제 연설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내 자유교역의 강화를 주창하고 역내 국가간 계층간 양극화 해소를 위한 협력을 역설했다.
◇자유교역은 아태의 `힘`..DDA·보고로 목표 달성해야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경제 성장은 자유무역 기반 위에서 이뤄진 만큼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지지는 확고하고, 적극적인 개방을 통해 선진통상국가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센테 폭스 퀘사다 멕시코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은 국가의 경제규모에 상관없이 기업, 소비자, 국민 등 모든 주체에게 혜택을 안겨주는 경제체제"라고 역설했다.
라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과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내달 홍콩에서 열릴 예정인 WTO 각료회의에서 농업 등 각국간 첨예한 입장차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DDA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라고스 대통령은 그러나 "양자간 FTA를 체결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다자간 무역협정상 반덤핑과 지적재산권 문제, 관세인하기간 등을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아 쉬운 과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ABAC)는 WTO DDA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고, 무역 및 투자자유화를 선진국의 경우 2010년까지, 개도국은 2020년까지 달성한다는 보고르 목표(Bogo Goals)를 일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각국 정상에게 촉구했다.
◇양국간 FTA 문제 없나..표준화 필요하다
ABAC내 역량구축 워킹그룹 의장인 안드리나 레버(Andrina Lever) 레버그룹 사장은 "FTA는 자유무역을 목표로 하는 APEC의 취지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역내 다자간무역기구를 만드는 것을 주창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FTA가 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를 차별해 자유무역을 저해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다.
라고스 칠레 대통령은 "다자간 무역협정이 전제되지 않는 양자간 무역협정은 다른 나라를 차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극화 해소 쟁점 부상..`과실` 나눠야
노무현 대통령은 "자유화와 세계화는 돌이킬 수 없는 시대흐름으로 세계화의 진전과 함께 양극화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세계화가 주는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양극화는 사회통합을 저해할 뿐 아니라 소비를 위축시켜 궁극적으로는 시장의 축소와 투자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는 "사회주의의 가슴으로 자본주의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말로 양극화의 해소를 주문했다. 탁신 총리는 "세계화는 양극화의 해소를 통해 세계화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은 경제발전에서 커다란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에 경제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에너지 가격 안정, 개도국 지원을 통한 국가간 불균형 해소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자원 문제..중국이 주범인가
이번 회의에선 중국 경제의 급부상이 에너지 자원 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에너지 보안과 세계 경제` 세션의 패널로 나선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중국이 OK면 세계가 OK"라는 말로 중국의 비중이 높아졌음을 강조했다.
후진타오 주석도 중국의 고성장이 에너지가격 급등의 핵심 원인이라는 일각의 문제 제기를 의식한 듯 "중국이 에너지 수요 대국인 것은 맞지만 에너지 자급율이 90%를 유지하고 있고 1인당 소비수준도 1.08톤으로 세계 평균인 1.63톤의 66%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세계의 문제로 등장한 에너지 가격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여러나라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석탄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해서 다원화하고 친환경적인 관점에서 에너지 이용의 효율을 높이고 대체에너지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 에너지의 수급 상황이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에너지 위기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도 말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심각한 문제..개방적 협력해야
하워드 호주 총리는 "AI의 조기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역내 국가들이 정보를 신속히 교류해 공동 관심사로 다루는 등 개방적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AI가 발생했을 때는 이를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하고, 어떤 국가도 자국의 이익 뿐 아니라 세계 일원으로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야 조기에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
하워드 총리는 "AI 발생은 역내에 심각한 경제여파를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인명과 피해 차원이 아닌 공동체 차원에서 철저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
ABAC내 실행계획 워킹그룹 의장인 로버도 로무로 필리핀국제문제재단 회장은 "조류 인플루엔자는 전세계 인구의 25%가 감염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문제"라며 "민간기업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공동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대 최대 행사...내년 베트남 하노이 개최
이번 행사에는 노무현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알레한드로 똘레도 페루 대통령,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비센테 폭스 퀘사다 멕시코 대통령, 리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 존 하워드 호주 총리,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 등 9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세계적인 기업의 거물급 CEO로는 러시아 석유재벌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회장을 비롯해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수석 부회장, 마틴 설리번 AIG 사장, 그래그 먼디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도날드 카낙 AIG COO, 스탠리 게일 게일인터내셔날 회장, 프랭크 애펠 도이치포스트월드넷 CEO, 잭마 알리바바닷컴 사장, 푸청위 중국석유공사(CNOOC) 사장 등이 참가했다.
국내 기업인으로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 남중수 KT 사장,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장, 최동수 조흥은행장, 닉 라일리 GM대우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이날 폐막사를 통해 "이번 행사는 지난 99년 마닐라 1차 회의 이후 가장 많은 수의 기업인과 정상들이 참석한 최대 행사로 치러졌다"며 "특히 기업인들이 서로 만나 역내 교역과 투자자유화를 위한 쟁점을 논의하고 네트워크를 넓힌 게 큰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APEC CEO 서밋 2006`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