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비둘기파’ 공존한 파월…장중 환율, 1350원 후반대 수급공방[외환분석]

1354~1359원 좁은 레인지 장
파월 “인플레 여전히 높아, 금리 결정 신중”
美10년물 국채금리 5% 돌파…16년만에 최고
중동 불안 지속에 국제유가 상승·달러화 강세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1000억원대 순매도
다음주 11월 FOMC 앞두고 관망세 커질 듯
  • 등록 2023-10-20 오후 12:06:00

    수정 2023-10-20 오후 12:11:18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60원선 아래서 좁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 본색’을 유지하면서도 향후 통화정책 결정을 신중하게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환율이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음주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의 관망세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AFP
고금리 장기화-추가인상 신중, 좁은 레인지 장

2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전 11시 55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57.4원)보다 2.15원 내린 1355.2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0.4원 내린 1357.0원에 개장했다. 이후 환율은 1354~1359원에서 등락을 오가고 있다.

파월 의장은 뉴욕 경제 클럽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다”며 “현재의 통화정책이 제약적이지만 너무 긴축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불확실성과 위험을 고려해 금리 결정을 신중하게 진행하겠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신중한 자세를 유지함으로써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이후 회의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11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9.5%까지 높아졌다. 전날에는 93.4%였다. 반면 12월 회의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75.1%,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24.8%로 나타났다. 이는 전날의 36.9%에서 하락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5%를 돌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강력한 경제지표와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예고로 지난 8월 말부터 금리가 본격적으로 급등한 이후 심리적 마지노선인 5%까지 돌파한 것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은 강화되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 장관이 지상군에게 가자지구에 들어갈 대비 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하며, 이스라엘이 곧 대규모 군사 작전에 돌입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국제유가는 상승, 달러화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19일(현지시간) 저녁 10시 57분 기준 106.26을 기록하며 강세다. 달러·위안 환율은 7.32위안, 달러·엔 환율은 149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선 파월 발언의 두 가지 해석 모두를 반영해 수급이 양방향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1355~1349원 사이에서 좁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파월 발언은 주식, 채권 시장에서는 영향력이 컸지만 외환시장에선 영향력이 크지 않은 거 같다”며 “1360원에서는 막히는 모양새이고 중동 분쟁, 국채금리 상승이 원화 약세를 부추기며 하방을 단단하게 지지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500억원대를 팔고 있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1% 이상, 코스닥 지수는 2% 이상 하락하고 있다.

11월 FOMC 관망…다음주 1350~1360원 지속

오는 10월 31일~11월 1일 예정된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다음주 연준은 블랙아웃(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금지하는 기간)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지표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은행 딜러는 “다음주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는 만큼 연준 위원들의 말을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데이터 의존적일 수 밖에 없다”며 “최근 소매판매도 호조를 보이면서 GDP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동 분쟁도 봐야겠지만 이제 얼마나 시장에 영향을 줄지도 의문”이라면서 “다음주도 1350~1360원의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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