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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지난해 역대 월 매출을 꾸준히 경신해 왔다. 지난해 11월 TSMC는 매출액 2227억600만 대만달러(약 9조5000억원)를 달성,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다. 직전 달인 10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50%가 넘는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4분기 실적도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TSMC가 12월부터 매출 감소세를 기록할 수 있다고 본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를 덮친 수요 위축의 여파가 파운드리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줄면서 주요 고객사의 주문량이 줄어들면 TSMC의 칩 생산량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AMD, 엔비디아, 미디어텍 등 주요 고객사가 반도체 주문량을 꾸준히 줄여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레거시(성숙)공정 반도체뿐만 아니라 최첨단 공정 반도체까지 주문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점유율 1위인 TSMC까지 매출 하락 위기에 빠지면서 파운드리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겨울이 도래하는 게 아니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올해 상반기 재고 조정 여파로 파운드리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장 시장 점유율 절반을 장악한 TSMC가 매출 감소를 겪는다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파운드리 기업들 역시 위태롭다. 대형 수주가 연쇄적으로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주문이 많은 TSMC마저 수주량이 줄어든다는 건 아예 파운드리 물량 자체가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TSMC보다 주문 규모가 작은 파운드리 기업들 역시 물량 감소를 겪을 수 있고 나눠 주문하던 것을 한 쪽에만 주문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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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6월 삼성전자에 이어 최근 TSMC까지 현재 가장 고도화한 수준인 3나노미터(㎚) 칩 양산에 나서면서 기술 경쟁의 판이 커졌다.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는 3㎚ 공정 수율과 활용처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기술 패권과 시장 패권을 놓고 경쟁이 벌어진 셈이다.
이같은 기술 경쟁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대만 매체인 디지타임즈는 미디어텍, 퀄컴 등 고객사가 TSMC의 3나노 공정 칩을 활용해 모바일용 SoC를 제작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첨단 공정에 대한 수요가 있지만 안드로이드 휴대폰 판매 수요가 줄어든 것이 결정을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3나노 공정을 통한 파운드리 수주 수요는 충분하지만 관건은 휴대폰 세트(완제품) 수요인 셈”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관건은 수요 회복이지만 이제부터는 신규 수주를 어떻게 받느냐가 관건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