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최근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 둔화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지난 몇 주간 시장의 관심이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성장 둔화 위험으로 전환됐다”며 “고물가와 변이 확산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가 공존하기 때문에 각국 정책당국들도 긴축과 부양 중 어느 정책을 취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델타 확산 등에 따른 경기 하방리스크는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 확장 속에 일시적인 소폭 둔화’라는 측면에서 2002년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2018~2019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언급했던 소프트 패치와 유사할 것이란 분석이다. 소프트 패치는 경기 확장 과정에서 글로벌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연율 전분기비 2% 내외까지 둔화하는 현상으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는 더블딥 후반부화는 차별화된다. 두 총재가 소프트패치를 언급했던 시기에 글로벌 성장률은 2.1~2.5%를 기록한 바 있다.
경기 불안을 키울 요인은 무엇일까. 보고서는 △신흥국 부진 △물가상승→수요 둔화 △노동공급의 구조적 제약 △한계기업 부실화 등을 단기에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으로 꼽았다.
팬데믹으로 간간이 일을 하던 베이비부머가 완전 은퇴로 전환돼 노동공급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팬데믹 이후 노동인구가 460만명 감소했는데 이중 44.2%가 55세 이상 노동자였다. 반면 이들을 대체할 MZ세대는 부족하다. 정부 지원책이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한계기업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은행들이 기업여신을 줄이거나 워크아웃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비용도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이하인 기업들의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특히 숙박업은 코로나19 이전 21%에서 올해 88%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성장세를 제약하는 일부 요인들은 일시적 영향에 그칠 수 있으나 단기에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