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품을 주문했는데 정품이 왔다”…무신사 솔드아웃의 무리수

무신사 솔드아웃, 고객 스니커즈 거래에 임의 개입 정황
A씨 가품 추정 ‘나이키 SB 덩크 로우’ 주문, 실제 받은 건 정품
3배 보상 피하려 개입했다는 지적 나와
솔드아웃 “앞으로 이런 사례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 논의”
  • 등록 2021-03-19 오전 11:02:16

    수정 2021-03-21 오전 8:38:25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최근 스니커즈 리셀(전매) 업체 솔드아웃에서 ‘나이키 SB 덩크 로우’를 주문한 A씨. 싼 가격에 ‘득템’(좋은 물건을 얻다)했다고 스니커즈 커뮤니티에 글을 남겼다가, 해당 스니커즈가 진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판매자 B씨가 직접 글을 남겨 제품에 대해 설명한 것이다. 손상된 부위를 구두약으로 칠했으며, 신발끈도 정품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A씨에게 배송된 제품은 B씨의 가품이 아닌 정품이었다. B씨의 글을 본 제 3자의 신고로 가품이 거래된 사실을 인지한 솔드아웃 측이 A씨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른 제품을 보내 사태를 수습한 것이다. 판매자 B씨에게는 페널티를 줬다.

잘 나가는 솔드아웃 보상 피하려 무리수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9일 스니커즈 커뮤니티 등에서는 A씨와 B씨의 거래에 솔드아웃이 개입한 것은 거액의 보상금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솔드아웃은 가품을 판매할 경우 거래금액의 3배를 보상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만약 30만원대의 스니커즈를 주문한 A씨가 가품을 받았다고 신고했으면 100만원을 보상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솔드아웃이 개인 간 거래에 임의 개입했는지 여부다. 리셀 플랫폼 사용자들은 그동안도 솔드아웃이 개인간 거래에 지속적으로 개입해온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솔드아웃은 임의 개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가품임을 확인한 이후 판매자와 통화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해명에도 소비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당초 솔드아웃은 이번 사건을 신고한 고객의 물음에 “가품검수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며 “B씨는 재미를 위해 글을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나이키 SB 덩크 로우 코트퍼플 색상(사진=나이키)
즉 처음에는 검수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하고 B씨의 스니커즈를 진품으로 파악한 것이다. 이후 제 3자의 신고로 뒤늦게 가품인 걸 확인하고 A씨와 B씨에게 각각 연락을 해 수습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간 거래에 중개업체가 끼어들 수 있다는 게 증명된 것”이라며 “정상적으로 상품을 받았으면 솔드아웃은 구매자에게 300% 배상을 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솔드아웃 관계자는 “플랫폼은 고객이 정품을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신고를 받기 전에 알고 있었는데, 제 3자에게 다 설명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솔드아웃에서 거래한 판매자의 정보(위)와 구매자의 주문정보(아래)에서 상품명과 거래체결일시가 동일함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솔드아웃의 스니커즈 거래는 보통 익명으로 이뤄진다. 구매자와 판매자가 서로의 신원을 전혀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건은 판매자와 소비자가 자신들의 거래 사실을 커뮤니티에 글로 남기면서 알려졌다. A씨와 B씨가 각각 공개한 구매내역과 판매내역이 일치했던 것이다.

솔드아웃은 무신사가 지난해 7월 론칭한 플랫폼이다. 솔드아웃은 론칭 당시부터 사용자들이 가품 걱정 없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100% 정품 보장 검수 솔루션 갖췄다고 홍보해왔다. 이번 건으로 무신사는 검수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이에 대해 솔드아웃은 B씨가 보낸 제품은 하자가 있었지만, 정품이라서 검수 신뢰도와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솔드아웃 관계자는 “B씨의 스니커즈는 끈 부분이 미세하게 검수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구매자와 이야기해서 정품을 보냈다”며 “문제가 된 제품은 내부적으로 검수하는데 있어서 활용하려고 한다. 앞으로 이런 케이스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B씨의 가품에 대해 신고한 제3자와 솔드아웃의 문의내용 갈무리(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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