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의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과 직계 장손인 이재현 CJ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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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57)이 19일 삼성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1910~1987)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30주기 제사를 주재했다. 이 회장은 호암의 장남인 고 이맹희(1931~2015) CJ제일제당 명예회장의 큰아들로 호암의 직계 장손이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가족과 CJ그룹 고위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호암의 30주기 기제사를 제주(祭主)로 주관하며 호암의 넋을 기렸다. 1987년 11월 19일 호암 타계 이후 경기도 용인의 호암미술관 선영에서 열리는 추모식과 별도로 호암의 가족 제사는 2010년까지 호암의 장충동 자택에서 지냈지만 2011년부터 CJ인재원으로 자리를 옮겨 매해 CJ그룹 주도로 치러졌다.
이 회장이 호암 기제사의 제주로 복귀한 것은 5년 만이다. 이 회장은 2013년 구속과 건강상의 문제로 그간 호암의 제사에 참석하지 못하거나 제주를 맡지 못했다.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후 호암 29주기 제사에는 참석만 했고 제주는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097950) 부장이 맡아 제사를 주관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올해 5월 CJ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활발하게 공식활동에 나섰다. 특히 이 회장은 ‘월드베스트 CJ’ 구상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36조원을 투자해 식품과 바이오 등 세 개 이상의 사업 분야에서 세계 1등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또한 지난 10월 국내에서 처음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대회 ‘더CJ컵앳나인브리지’를 직접 챙기며 “앞으로 글로벌 사업 범위를 더욱 확장해 전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이끌 것”이라고 공언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호암 30주기 기제사를 주관한 것을 두고 호암의 장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평소에도 호암의 철학이었던 ‘사업보국’과 ‘인재제일’,‘합리추구’를 강조하며 임직원들을 독려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뿌리는 1938년 호암이 대구에서 청과물과 밀가루를 수송하는 상회를 연 것에서부터 시작했다”며 “특히 호암이 사업의 기틀을 세운 것은 1953년 제일제당에서부터였던 만큼 제일제당을 모태로 한 CJ를 호암의 적통으로 봐도 과언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호암의 30주기 기제사에는 호암의 직계인 이 회장을 비롯해 CJ그룹 주요 계열사의 임원들이 참석했으며 오후 6시에 시작해 2시간가량 진행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용인의 선영에 들러 조부인 호암에게 참배한 후 기제사를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주도로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제사가 치러졌다”며 “호암의 장녀인 이인희 한솔 고문과 호암의 막내 따님인 이명희
신세계(004170) 회장도 참석했다”고 밝혔다.
|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 탑승한 차량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CJ인재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이 회장은 호암 이병철의 직계 장손 자격으로 호암의 30주기 제사를 주관했다.(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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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그룹은 CJ그룹과 별도로 지난 17일 오전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호암 30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이날 추모식에는 이병철 선대회장 며느리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손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 가족 대표들이 참석했으며 CJ그룹에서는 손경식 CJ 회장, 이채욱 CJ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 등이 오후에 따로 참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