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표한 ‘글로벌 주택시장 분석’에서 미국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네덜란드, 한국 등 산업화한 나라의 집값이 시간차가 있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현상을 전대미문의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OECD는 “과거와는 견줄 수 없을 만큼 많은 나라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집값이 버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주택가격의 변화 패턴이 “경기변동 사이클이나 인구증가율 등과 동일한 흐름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美 주택시장 연착륙한다!"-FT
전문가들은 주요 나라의 주택가격이 이처럼 전통적인 메커니즘에서 벗어나 급등하고 있는 원인을 찾기 위해 요즘 부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주택시장 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기변동 같은 요인보다 사회주의 몰락 이후 급격한 변화양상을 보이는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23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낮은 장기 금리 & 소득증가 기대→주택시장 붐
FT가 전한 그린스펀의 주장에 따르면, 사회주의가 몰락한 이후 중국 같은 나라가 자본주의로 이행하면서 값싼 노동력이 글로벌 자본주의 시스템에 유입됐다. 이어 노동비용이 하락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졌다.
주요 나라 중앙은행은 인플레 압력이 줄어들자, 1970년대와 견줘 아주 낮은 금리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저금리 정책 기조는 장기와 단기 금리의 스프레드 축소, 즉 장기 금리의 이상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게 그린스펀의 설명이다.
라잔은 “낮은 장기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단기 금리를 1~2% 포인트 인상한다고 해도 주택시장 참여자들은 긴장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주택시장 참여자들은 주택가격 상승률이 둔화하거나 이자율이 오른다고 해도 이자 부담을 걱정하지 않게 됐다는 의미이다. 달리 말해 집값 상승률이 둔화하는 데도 매수세력이 사라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실제로 영국과 네덜란드, 오스트레일리아의 집값 상승률은 2000년을 전후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조정국면에 진입했으나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았다.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올랐다.
그린스펀과 그의 ‘오른팔’인 도널드 콘 연준 부의장은 이런 점을 들어 미국 주택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고, 이미 연착륙 국면에 진입했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