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민 93% "비방·안전 위협 정당 현수막 즉시 철거"[동네방네]

송파구, 이달 1일부터 2주간 ''정당 현수막 인식 조사''
구민 1만명 참여, 너무 많고 내용도 부적절 의견
행안부 지침만으로 정비 불가능해 자체 개선안 준비
  • 등록 2023-08-23 오전 10:58:01

    수정 2023-08-23 오전 10:58:01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서로 비난하고 자랑하는 것을 현수막으로까지 봐야 하는 건 공해입니다.”

서울 송파구가 난립한 ‘정당 현수막에 대한 구민 인식 조사’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송파구가 지난 1일부터 14일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총 9744명이 참여했다. 특히 조사 시작 7일 만에 7000명이 넘는 구민이 응답하고 구청 대표 블로그에는 100개가 넘는 관련 댓글이 달리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산처럼 쌓여있는 철거 현수막. (사진=송파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응답자들이 정당 현수막을 취지와 다르게 도시미관과 국민 정서를 해치는 ‘공해’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설치된 정당 현수막 건수에 대해 87%가 ‘많다’고 답했으며,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질문에는 72%가 ‘도움이 안 된다’고 평가했다. 또 내용의 적절성에 대해 68%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보였고, 현수막 게시 가능 기간이 15일인 것에 대해서도 72%가 ‘길다’고 응답했다.

무분별하게 게시된 정당 현수막에 대한 피로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정당 현수막 내용이 비방·중상·조롱인 경우 구청에서 즉시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92.7%, ‘도시 미관과 안전을 저해하는 경우 즉시 철거해야 한다’가 94.7%에 달해 ‘철거 필요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송파구는 지난해 12월 옥외광고물법 개정으로 정당 현수막이 ‘통상적 정당활동’으로 보장된 후 철거요청 민원이 200여 건 이상 접수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가 지난 5월 개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표시 방법에 대한 세부 기준이 없어 현장에서는 구민 불편을 야기하는 현수막이 걸려도 현실적으로 정비가 불가능한 상황이란 설명이다.

송파구는 조사 결과를 반영해 향후 구 자체적으로 정당 현수막 관리를 위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설문조사에 적극 참여해 솔직한 의견을 주신 구민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지역 실정과 현실에 맞는 정당 현수막 관리 방안을 마련하여 정당의 활동 자유를 보장하면서 구민의 안전과 도시미관까지 지키는 접점을 찾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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