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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미국과 그리스, 터키 등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에 따른 초대형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산림당국이 이를 사전에 예방하고, 조기에 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간 우리나라가 보유한 산불 예방·진화 장비와 인력을 기본 축으로 여기에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K-산불 대응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또 초기 산불진화에 필요한 임도를 확충하고, 초대형 산불을 사전에 막기 위해 숲가꾸기 및 내화수림대 조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8일 이 같은 내용의 ‘기후위기속 과학적 산불 대응 전략’을 수립, 발표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폭염과 가뭄, 돌발홍수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중 초대형 산불은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이상 고온과 극도로 건조한 대기 환경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각국 정부의 미흡한 산불 대응정책도 산불피해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리스는 산불예방과 진화 업무의 이원화로 유관기관간 공조체계가 미흡하고, 산불전문진화대 부재 등 취약한 산불진화시스템으로 피해가 급증했다. 터키는 자체 진화용 헬기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않아 유럽연합 및 주변 국가들의 지원에 의존하는 등 진화 인프라의 부족으로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홀한 산림관리도 피해를 증대시키는 원인 중 하나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남부 유럽에서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숲가꾸기 등 산불연료량을 줄이기 위한 사업을 축소한 결과, 산림 내 가연성 물질 증가가 대형산불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중과 지상의 진화 역량도 강화하기로 했다. 산림청은 중·소형의 노후된 헬기 13대를 중·대형으로 교체하고, 야간에도 진화 가능한 대형 헬기 등 신규헬기 3대를 추가로 도입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한 친환경 산불 차단제와 진화약제 등을 올해 가을부터 보급하고, 특수진화차와 진화탄 등 산악지형에 맞는 진화장비의 개발도 병행한다. 적극적 산림관리를 통해 대형산불의 확산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선제적 산불예방 체계도 마련했다. 임도 설치를 확대하고, 산불 연료 저감을 위한 맞춤형 숲가꾸기 기술, 내화수림대 조성·관리 기술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석우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보전연구부장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산불의 대부분은 입산자 실화와 소각행위 등 사람의 부주의로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조금만 노력하면 산불로부터 안전한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다”면서 “산불로부터의 안전한 사회를 위해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