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 특별공급이 전혀 없잖아요. 신혼부부들은 사실상 포기하라는 소리죠.”(신혼부부 A씨)
래미안원베일리(경남·신반포3차 아파트) 등 서울 내 알짜 아파트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높은 분양가때문에 특별공급 물량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 공급 물량이 배정되지 않아서다.
건국 이래 최대 분양 물량으로 꼽히는 둔촌주공아파트의 분양가격도 9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혼부부 등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꿈은 더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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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자만 웃는 ‘로또 청약’
2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의 모집 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분양가격은 3.3㎡당 5653만원으로 인근 아파트의 ‘반값’ 수준이다. 이 아파트의 일반 분양은 전용 46∼74㎡ 총 224가구다. 모든 분양 물량이 전용 85㎡을 넘지 않아 가점제로 당첨자를 결정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실거주 의무 기간이 3년이며 전매제한은 10년을 적용한다.
문제는 최소 분양가격이 9억원이 넘으면서 100% 현금으로만 분양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분양가격이 9억원을 넘으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서다.
또 다른 문제는 분양가격이 9억원을 넘으면서 특별공급 물량도 전혀 나오지 않게 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가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은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가점이 낮아 특별공급만을 노렸던 3040세대 부부들은 사실상 이 아파트 당첨이 불가능하단 의미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서울 내 주요 분양 단지에서도 최소 분양가격 9억원이 넘는 사례가 계속 나올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서울지역 아파트의 분양가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데, 공시지가와 기본건축비, 가산비를 더해 매겨진다. 서울 공시지가가 크게 오르고 새 아파트들의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건축·가산비도 계속 올라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래미안원베일리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아닌 고분양가 심사기준을 적용했을 때 현재 분양가보다 더 낮은 3.3㎡당 4891만원으로 책정돘다. 오히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으면서 분양가격이 올라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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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분양가 평당 4000만원 육박…“연내 분양 어려울 듯”
현재 이곳은 조합장 선출, 공사비 인상 등의 문제로 분양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사실상 연내 분양이 어렵다”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분양이 나올 예정”이라고 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총 1만2032가구를 짓는 이 사업으로 이중 478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둔촌주공아파트의 분양가격이 3.3㎡당 4000만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내년 오를 택지비(약 2000만원 후반대로 추정), 고정 건축비(약 800만원), 가산비 최소액(약 200만원)을 감안한 것.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분양가가 높다고 하지만 주변 시세나 땅값 등을 고려하면 이조차도 낮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조합관계자도 “이미 주변 아파트의 시세가 3.3㎡ 당 5000만원을 넘는 상황에서 이보다 더 낮은 시세는 불합리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 가격으로 분양가가 책정 될 시 가장 작은 평형대인 전용 59㎡의 분양가도 9억원을 넘게 된다. 래미안 원베일리와 마찬가지로 중도금 대출이 안 나올뿐더러 특별공급 물량도 없단 의미다.
결국 가점이 높은 4050세대에게만 청약 당첨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비싼 분양가지만 시세 대비 ‘로또’에 가까운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맞다”며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고 실거주 의무 등이 있어 수요자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아파트 청약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흥행은 이어질 것 같다”며 “신혼부부보다는 가점이 높은 4050세대의 당첨 기대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