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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고급 아파트 건설 붐이 일면서 수만 채가 지어졌지만 지금은 매수자를 찾지 못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 부동산 시장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해외 투자자들이 런던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자 아파트 건설이 속속 시작됐다. 현재 런던에서 가장 비싼 지역에 건설될 예정이거나 건설 중인 아파트만 5만채가 넘는다.
하지만 고급 아파트 분양실적은 저조하다. 분양시장이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던 2014년에도 런던 중심가에서 100만파운드(약 17억2300만원) 넘는 아파트는 고작 3900채 팔렸다.
러시아 루블화를 비롯해 아시아 통화가치가 일제히 하락한데다 유가도 급락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구매력도 상당히 떨어진 상황이다. 런던 부동산은 부유한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 때문에 런던 고급 신축 아파트는 해외, 그중에서도 아시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해왔다. 홍콩 일간지 더 스탠다드에서는 주말판에 정기적으로 영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면을 제작할 정도였다.
게다가 영국이 93만7500파운드 이상인 주택에 대해 추가 세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개발업체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이 세금을 대신 내주는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지만 크게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앞으로 상황도 녹록지 않다. 4월부터 영국에서 주택을 매입할 때 첫 주택이 아닐 경우 3%의 세금을 내야 한다. 기존 주택이 해외에 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오는 6월 영국이 유럽연합(EU)를 탈퇴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로 시장 심리가 얼어붙을 수도 있다. 물론 파운드화 약세로 해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가격 매력이 높아지겠지만 아직 다른 요인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