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게 바람 쐴 시간 좀 주세요

  • 등록 2012-08-21 오후 2:08:44

    수정 2012-08-21 오후 2:08:44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무좀으로 인한 가려움증과 냄새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매년 200만명 이상이 무좀으로 병원을 찾으며 이중 7~8월에 환자가 집중돼 있다. 여성도 전체 진료환자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무좀이 남성들만의 질병은 아니다.

무좀은 일반적으로 진균(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는 백선을 말한다. 고온다습한 기후, 작업환경, 땀, 영양불량, 감염자와의 접촉 등의 요인으로 무좀이 발생한다. 구두와 양말을 신고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들이 쉽게 무좀에 걸리는 이유다.

여성은 하이힐과 스타킹이 무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폭이 좁은 신발은 발가락 사이를 비좁게 만들어 마찰이 많아지게 되며, 구두를 신을 때 착용하는 스타킹은 통풍이 잘 안되기 때문에 무좀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무좀은 한포진이나 습진 등 다른 피부질환과의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손발에 피부질환이 생기면 확진을 위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무좀의 증상은 지간형, 소수포형, 각화형 등 3가지가 있다.

지간형이 가장 흔한 형태로 발가락 사이 부위의 가려움증이 심하고 불쾌한 냄새가 동반된다. 지간의 피부가 희게 짓무르고 균열이 생기기도 한다.

소수포형은 발바닥, 발 옆에 작은 물집이 다양한 형태로 퍼져 있는 경우다. 작은 물집에는 황색 장액으로 차 있으며 건조되면 두꺼운 확갈색 딱지를 형성하고 긁으면 상처를 남긴다. 여름에 땀이 많이 나서 백선균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면 악화되고 물집이 형성될 때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각화형은 발바닥 전체에 걸쳐 각질이 두꺼워지며 긁으면 고운 가루처럼 떨어지는 증상이다.

무좀의 치료는 피부과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통 항진균제를 1일 2회씩 무좀이 발생한 부위에 바르고 호전되지 않으면 멱는 항진균제를 사용하면서 경과를 관찰한다.

일부 환자들은 무좀을 피부 습진으로 알고 집에서 스테로이드제 연고로 자가 치료를 하다가 병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민간요법으로 식초, 마늘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화상이나 2차 세균감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무좀 곰팡이는 얼굴, 사타구니 등 몸의 어디든지 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손발톱 무좀은 나이가 들수록 흔히 생기는데 손발톱의 자라나는 속도가 점점 느려져서 그만큼 곰팡이에 감염되기 쉽기 때문이다. 팔다리의 혈액순환장애, 당뇨병, 손발톱의 기형 등도 무좀 발병 가능성을 높여준다.

손발톱 무좀이 생기면 연고를 발라도 충분히 흡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약을 복용하기 전에는 간기능 검사를 꼭 해야 한다. 간기능이 좋지 않으면 약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발톱무좀으로 병원에 가면 발톱을 뽑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발톱무좀을 치료할 때 발톱을 뽑지는 않는다.

무좀은 치료 후에도 꼼꼼한 관리가 중요하다.

일부 환자는 치료 후에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좀균이 각질층에 깊숙하게 달라붙어 있어 일시적으로 나은 듯 보여도 서서히 시간을 두고 다시 증식하기 때문이다. 무좀을 치료한 후에는 항상 발을 깨끗하게 씻고 통풍을 잘 시켜 건조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항진균제 연고를 바르면서 재감염을 예방하는 것도 좋다.

김혜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무좀 곰팡이가 열과 습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밖에서 들어오면 발을 깨끗이 닦고 파우더를 발라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양말이나 신발은 잘 맞고 통풍이 잘되는 것을 선택해야 하며 발에 땀이 많은 사람들은 나일론 같은 합성섬유가 많이 들어간 양말은 피하고 면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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