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중동인 체형에 맞춰 설계됐다고?

국내차들 해외서 `체형 데이터` 수입해 활용
지경부 기술표준원 체계적 한국인 체형 첫 제공
전세계 시장 4000조.."활용 산업영역 상상초월"
  • 등록 2010-12-16 오후 2:44:22

    수정 2010-12-16 오후 7:52:49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자동차 강국이지만, 정작 한국인의 체형을 고려한 설계된 자동차는 단 한대도 없다.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르노삼성, GM대우, 쌍용차(003620) 등 국내 자동차 업체 모두 마찬가지다. 외국 브랜드의 자동차는 말할 것도 없다.

국내에 체계화된 한국인의 체형 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 업체가 설계한 내수용 자동차는 모두 외국의 인체정보 데이터 업체로부터 중동 지역 등 다른 나라 사람들의 체형 정보를 활용한 것들이다.

▲ 자신의 손에 꼭 맞는 맞춤형 골프장갑을 제작하기 위해 손을 3D 스캔하고 있다.
체계화된 한국인의 체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16일 '사이즈 코리아'를 발표했다.

지난 3월부터 9개월간 전국의 7~69세 남녀 1만4016명을 대상으로 136개 항목을 직접 측정하고, 20~39세 848명에 대해서는 3차원 인체스캐너를 사용해 측정했다.

2003년과 2004년에도 전국적인 한국인 체형 정보를 측정했지만, 자료만 모았을 뿐 기업들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술표준원에 있던 각종 장비와 데이터를 건국대학교 i-Fashion센터에 넘겨, 다양한 활용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인체 체형 정보의 산업적 파급력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의류뿐 아니라 자동차, 건축, 가구, 전자제품 등 사람이 쓰는 제품 대부분이 체형 정보를 기반으로 설계된다.

전세계 체형 정보를 활용한 제조업 규모는 4000조원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의 의류산업 규모가 30조원이고, 이 중 10%만 체형 정보를 활용해도 3조원의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건국대 i-Fashoin센터에서 3D 스캔 기술을 이전받은 맞춤형 골프장갑업체 디엔엠에프티는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메이커인 나이키로부터 수주 의사를 받아놓은 상태다.

박창규 건국대 i-Fashion센터장은 "이번 한국인 체형 정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데이터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매우 우수하다"며 "이번 데이터를 적용할 수 있는 산업 영역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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