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세계적인 투자자들은 바로 지금이 이들 금융사를 사들일 적기로 판단하고 매입에 속속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물론,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윌버 로스, 칼 아이칸 등의 이름이 요즘 심심찮게 나온다. 사모펀드들도 달려들고 있다. 이들은 바닥을 감지한 것일까.
워렌 버핏과 골드만삭스 투자은행가 출신의 J.크리스토퍼 플라워즈는 유럽 보험주 사냥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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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즈는 영국 생명보험사 프렌즈 프로비던트 지분 2.7%를 매입했다. 175년 역사의 프렌즈 프로비던트 역시 투자 소식이 전해진 뒤 이틀간 주가가 7.5% 뛰었다.
유럽 보험주는 버핏이 통상 노려온 저평가된 종목.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보험사들의 주가이익비율(PER)은 8.7배에 불과하다.
뉴 스타 에셋 매니지먼트 그룹의 가이 드 블로니는 "버핏의 스위스리 투자는 유럽 보험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라면서 "이들의 자본 상황이 양호한 편이고, 이는 금융 서비스 업종이 더 어려운 시기가 돼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유럽 보험업체들이 선전할 수 있을 지 여부는 역시 미국의 경기가 후퇴할 것인 지, 그리고 그것이 유럽까지 퍼질 지에 달려 있다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레졸루션 에셋 매니지먼트의 애드리안 달리는 "버핏은 통상 10년, 20년 뒤를 보고 투자한다"면서 그러나 사람들은 단기적인 전망으로 버핏의 투자를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보증업도 노린다
버핏은 위기를 맞고 있는 채권보증업체, 이른바 모노라인 사업을 아예 개시하기도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 어슈어런스는 지난 달 28일 뉴욕 주에서 시(市)나 주(州), 카운티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발행한 채권에 대한 보증 사업을 개시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에도 불구, 미국 지방채 시장은 활성화돼 있고, 지방채의 절반 이상은 보험에 가입해 있는 상황이라 사업성이 있을 뿐더러, 버크셔의 높은 등급으로 보증을 선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관련기사 ☞ `투자귀재` 버핏, 채권보증업 시작한 진짜 이유
신문은 계약은 앞으로 2주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 거래에서 17.3% 급락했던 암박 파이낸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 8.7% 올랐다.
◇아이칸도 보험사 지분 확대
칼 아이칸도 나섰다. 아이칸은 24일 은행 및 보험업을 하고 있는 과런티 파이낸셜 그룹 지분 9.8%를 획득했다고 공시했다.
아이칸은 "이 주식은 저평가 돼 있다"면서 "이 회사 경영진과 어떻게 주주들의 가치를 높이느냐에 대해 논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 오스틴 소재 과런티 파이낸셜은 지난해 12월 제지업체 템플-인랜드로부터 분사했으며, 그 달 13일부터 17.50달러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아이칸 투자 소식이 전해진 이날은 1.27달러, 9.2% 급락한 12.47달러에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