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시각)초특급 블록버스터

  • 등록 2005-05-12 오후 4:13:29

    수정 2005-05-12 오후 4:13:29

[edaily 양미영기자] 요즘 주식시장은 한편의 드라마다. 그것도 초특급 블록버스터다. 모든 악재들이 키재기를 하듯 전면에 나섰고, 시장은 어디에 먼저 시선을 둬야할 지 혼란스럽다.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여기저기 포화가 난무하고 반전에 반전이 거듭된다. 헤지펀드의 대규모 손실설에 더해 전날 튀어나온 위안화절상 해프닝은 단연 백미(白眉)였다. 미국의 3월 무역적자도 사상최대치 행진이라는 우려를 보란듯이 뒤엎으며 급감했다. 유가급등과 1000원선을 줄타기하는 달러/원 환율, 북핵문제는 으레 등장하는 조연들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도 두달 연속 내림세를 지속하며 악당중의 악당으로 군림했다. 무대는 다시 한국이다. 옵션만기 부담은 그럭저럭 예상과 맞아떨어졌지만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시 판단을 흐린다. 당분간 금리가 인상될 확률은 낮아졌지만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한국은행 총재의 말은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를 남겼다. 게다가 부동산세 강화, 세무 조사등 정부의 초강력 대책에도 불구하고 땅값 오름세는 진정될 기미가 별로 없다. 그나마 지수는 920선을 다시 지켜내며 균형을 유지했다. 그러나 온갖 재료들이 쏟아지며 판단을 섣불히 하지못하는데서 나오는 불안한 균형이다. 블록버스터도 쪽박을 차듯 맥이 없고 내용만 복잡한 스토리를 이해 못하는 시장도 진만 빠진다. 작품성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아직 대중은 돈과 시간이 아까울 뿐이다. 다만, 증시에 엔딩은 없다. 그저 차에 타고 오르기만 하면 그만이다. 마침 정부는 자동차 특소세를 인하하고, 하반기 추경편성 논의를 본격화한다며 내수경기를 띄우기 위해 다시 팔을 걷어붙였다. 불을 떼고 기다렸지만 확실한 효과까지는 못본 모양새다. 증시의 고민도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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