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예비입주자 모임 권리찾기운동 ´활발´

사이버상 다양한 의견교환.. 건설사에 문제제기 시정받기도
  • 등록 2004-09-16 오후 2:48:05

    수정 2004-09-16 오후 2:48:05

[edaily 이진철기자] 오는 10월말 부천시 역곡동의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둔 회사원 윤종원씨의 요즘 하루일과중 하나는 인터넷 예비입주자 모임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이다. 윤 씨는 이 인터넷동호회에서 설계에 대한 다른 입주자들의 의견은 물론, 옵션설치 정보와 최근 분양권 시세정보까지 입주를 앞두고 여러가지 정보를 접하고 있다. 또 이달중 예정된 입주자 사전점검에 대한 정보도 인터넷동호회에서 가장 먼저 알게 됐다. 윤씨는 무엇보다 입주들이 아파트 시공에 대한 의견을 올리면 현장소장이나 담당직원이 직접 답글까지 달아주는 건설사의 성의가 만족스럽다고 한다. 아파트 입주자들의 인터넷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입주문화도 바뀌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한 예비입주자 모임이 잇따라 결성되면서 정보교환은 물론 건설사에 대한 하자보수 보완 등 권리찾기 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아파트 예비입주자 동호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입주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는 한편 새시, 이사, 법무사 등의 공동구매를 통한 입주민의 편의제공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 하자보수나 도로, 학교개교 관련 업무 등에 다양한 의견을 제출하는가 하면 해당 건설사나 관공서 등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입주를 전후해 신규 아파트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신속하게 개선해 나가고 있다. ◇건설사 시공감시부터 공동구매 등 정보교환 등 활동 다양 최근 경기도 고양시 벽제동에 입주를 시작한 푸른마을 동익미라벨의 경우 당초 9월 예정이었던 목암초·중등학교의 개교가 내년 3월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동호회를 중심으로 입주자들은 시공사인 동익건설측과 협의, 오는 12월까지 인근 고양초등학교로 통학하는 120여명의 학생에게 등하교 스쿨버스 지원을 약속받아 운영중이다. 동호회는 또 지난 7월 입주이후 매주 일요일을 대청소의 날로 지정, 입주민이 직접 단지내 쓰레기청소, 잡초제거 등 주변 환경미화에 나서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 및 예비입주들의 권리찾기 움직임은 아파트 분양가격 담합 등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용인 동백지구에서도 활발하다. 동백지구에서 서해종합건설이 분양한 ´서해그랑블´ 아파트 예비입주자 모임은 입주자들의 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모임으로 꼽힌다. 서해그랑블 예비입주자들은 지난 5월말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 아파트 공사현장으로 콘크리트가 운반됐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아가 건설사에 항의하고 용인시에 사이버시위를 하기도 했다. 또 아파트에 설치되고 있는 인터넷 등급이 회사 쪽이 선전한 것보다 낮은 등급임을 알아내 항의한 끝에 최고등급의 인터넷 설치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 동호회에서는 현재는 분양광고 때 밝힌 지하 엘리베이터를 약속대로 설치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중이다. 경기지방공사가 동백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써미트빌´ 예비입주자 모임 역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지하 주차장까지 엘리베이터가 연결되지 않는 설계상의 문제점을 지적해 건설사가 이를 시정토록 했다. ◇입주예정 동호회 1300여곳 결성.. 소비자 권익도 큰 도움 건설사 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부당한 행정처리에 대한 시정요구도 활발하다. 지난달 입주가 이뤄진 천안 불당지구의 경우 동일하이빌을 비롯해 현대아이파크, 대동피렌체 입주자들의 경우 공동으로 모여 지자체가 단지 옆에 유흥주점과 러브호텔을 허가 내준 것에 대한 건축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건설사와 지자체에 대한 문제점 지적 외에도 예비입주자들의 정보차원의 새로운 의견제안도 눈에 띈다. 지난 5월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용인 구갈3지구 한라비발디의 경우 인터넷 예비입주자 동호회에서 어정역으로 연결되는 다리설치 제안은 물론 식기세척기와 김치냉장고를 서로 바꾸는 실속정보가 인터넷 동호회상에서 교류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입주민들의 의견을 소홀하게 대해왔던 건설사나 일방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오던 해당 지자체 등이 이제는 입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협의한 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업무의 투명화는 물론 입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큰 도움이 되고 있어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주택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날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상의 입주예정 아파트의 예비입주자 동호회는 부동산정보업체 사이트 등 현재 1300여개가 결성돼 활동하고 있으며, 개별 건설사 홈페이지에도 예비입주자를 위한 페이지가 개설돼 있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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