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포인트)과연 지금 달러를 사야하나?

  • 등록 2001-11-28 오후 3:25:17

    수정 2001-11-28 오후 3:25:17

[edaily] 28일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수급이 예상밖으로 수요우위를 나타내고있다. 하이닉스반도체 외화대출 출자전환에 따른 포지션 커버용 달러수요가 최대 이슈로 부각됐고 공기업의 헤지매수세도 거론된다. 많은 시장참가자들이 "지금이 달러를 살 때"라며 매수주문을 내놓고있다. 마침 1260원선마저 위협받던 이틀전과 정반대로 지금은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외국인은 주식을 팔아치우는데 열심이었다. 주변여건도 환율이 오를 수 밖에 없는 환경이고 갖가지 명목의 달러매수도 등장한다. 그런데 진짜 지금이 달러를 살 때인가. ◇외환시장여건 변화 주도하는 증시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대비 38.08포인트 폭락한 632.02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50억원, 39억원 주식순매도를 기록했다. 불과 이틀전 외국인이 3000억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주가는 700선을 곧 볼 것처럼 급등할 때 환율은 자연스레 하락압력을 받았다. 지금 반대상황이 벌어지면서 채권가격은 급상승(채권수익률 급락)하고있고 환율은 상승압력을 받고있다. 증시가 외환·채권시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요인중 하나다. ◇달러매수 적극적 28일 외환시장에선 지난 26일의 외국인 주식매수대금과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꾸준히 나오고있지만 시장은 오히려 달러수요우위다. 달러공급물량 부담이 커 환율이 오르기 어렵다고 봤는데 결과는 정반대. 공기업의 헤지수요,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적립수요, 기업체 수입결제수요 등 다양한 달러매수요인들이 부각되고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하이닉스 반도체 출자전환과 관련한 은행권의 포지션 커버용 수요는 현재 환율수준에 대한 판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즉, 하이닉스반도체 관련 달러수요는 지금처럼 1270원대초반의 환율은 대단히 유리하다는 것. 외환당국이 1260원선을 지켜준다면 지금쯤 달러를 사도 후회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주식매수자금등으로 인해 달러공급이 풍부한 시점에서 달러를 사둬야 후회하지않는다는 계산이다. 다른 은행 딜러는 "하이닉스관련 달러수요가 보통때 등장한다면 환율 급등세를 불러올 수도 있어 대단히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라며 "지금처럼 박스권이 한단계 낮아진 상태에서 물량도 풍부할 때 달러를 사두려는 심리는 오히려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딜러들의 고민 한 은행 딜러는 "딜링룸 바깥에서 포지션 커버를 서두르라는 지시를 계속 내리고있어 어쩔 수 없이 달러를 산다"며 "개인적으론 달러매수를 좀 더 늦춰도 될 것이란 생각을 갖고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앞으로 환율이 떨어진다면 포지션 커버용 조기 달러매수는 사실상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전날 외환당국의 달러수급 조절 등 환율안정의지를 반영, 1260원이 단기적인 바닥으로 인식되고있지만 이런 기대가 무너지며 환율이 급락한다면 상황은 반대가 되는 셈. 그는 "대부분 딜러들이 포지션 커버를 미루다 환율이 올라 낭패를 당할 가능성 때문에 외부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라며 "판단이 쉽지않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환율방향을 예단하지않는게.. 환율은 지난 4월이후 1280~1320원 박스권을 유지하다 지난주후반부터 급락세를 타며 27일 개장초엔 1261.90원까지 급락했다. 불과 일주일전까지의 박스권에 비해 훨씬 싼 값에 달러를 살 수 있는 여건인 셈. 외국계 은행 한 딜러는 "하이닉스관련 달러매수에는 해당 은행의 투기적 거래분까지 뒤섞여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하이닉스의 의미가 과장됐을 수 있지만 이를 이용하는 거래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수출업체 네고가 상당량 유입되는 등 달러를 파는데 열중하는 기업들도 적지않다. 관점이 모두 같은 건 아닌 셈이다. 환율방향도 주가만큼이나 여전히 예측불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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