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총리·양정철 비서실장 검토에 여야 모두 '화들짝'

여권선 "인적쇄신 폭넓게 검토" "지지층 후폭풍"
홍익표 "현실화 두고 봐야" 이준석 "두서 없는 대안"
  • 등록 2024-04-17 오전 11:49:25

    수정 2024-04-17 오전 11:49:25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여야는 17일 대통령실이 결국 부인했지만 국무총리과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각각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유력하게 검토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놨다.

이날 일부 언론이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자 여권은 술렁였다. 5선 고지에 오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지금 정부 입장에서 새로운 인적 쇄신을 하는 데 있어 말 그대로 제한 없이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봤다.

권 의원은 “트레이드 오프(상충관계)할, 야당 인사를 기용해 얻어지는 것은 뭐며, 잃는 것은 뭐며 아마 잘 판단할 것”이라며 “제가 알기엔 아직 정해진 것은 없고 검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 (사진=연합뉴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당선인(경기 포천·가평)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보도를 보고 당혹스럽긴 했다”며 “아이디어 차원에서 누군가 상상을 흘렸을 가능성이 큰 것이 아닌가. 만약 현실화된다면 지지층 사이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당선인(서울 서초을)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느껴진다”면서도 “(아이디어 자체는) 대통령이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향을 협치 쪽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판단하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민의힘과의 합당이 예정된 국민의미래의 조배숙 의원 당선인은 YTN 라디오에서 “상당히 진전된 변화로 그만큼 야당과의 협치를 염두에 둔 검토가 아닌가”라며 “(민주당이 거부할 수 없는) 상당히 좋은 카드라고 생각하지만 본인이 이제 수락할지가 퀘스천(의문)”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문재인 정부 인사인 박 전 장관과 양 전 원장가 거론되는 데 대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총리 임명에)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야권 성향 인사를 찾다보니 거론된 것 같다”면서 “현실화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여권에서 민주당에 사전에 귀띔을 하거나 협의를 해온 것도 “전혀 없었다”면서 “(연락이 된) 당사자 중 한 분은 ‘전혀 자기도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통령실이 언론 보도를 부인하자 별도로 언급된 것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실에서 입장 표명했다고 하니까 더 얘기 없었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많은 국민이 경악했을 것”이라며 “맥락도 없이 거국 내각을 구성할 수 있다는 안을 냈다는 것 자체가 대통령이 얼마나 당황하고 현 정부를 수습하기 위해 두서 없는 대안을 낸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전날 담화를 통해 많은 국민을 실망시킨 것과 별개로 아주 얕은 수로 이를 돌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전반적으로 국정 운영의 기조가 바뀌어야 하고 국민이 미래지향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발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보도 직후 공지를 통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박영선 전 장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면서도 “야권을 비롯한 열린 기조로 최대한 다양한 인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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