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청약과정에서 114조원의 돈이 몰린 만큼, 증시 주변자금이 대형주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높은 구주매출 비중은 유의해야 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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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유튜브 기자간담회에서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신사업의 역량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내일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자동차그룹 소속 건설사다. 2021년 9월 말 기준 매출은 플랜트·인프라 사업 부문 42.22%, 건축·주택 부문 45.7%, 기타 부문 12.08%로 고르게 구성됐다는 평을 받는다.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친환경과 에너지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이산화탄소 자원화 플랜트 건설과 운영, 폐기물 소각·매립장 운영, 차세대 소형 원자로 건설 등이 현대엔지니어링이 주목할 투자분야로 꼽힌다.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은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이 적은 데다 설비를 갖춘 후에 현금이 지속적으로 창출된다. 여기에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수소 생산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자원순환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3년 후인 2025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친환경·에너지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을 1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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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코스피를 둘러싼 투자심리는 침체하고 있다. 물론 LG에너지솔루션 청약 과정에서 114조원이 몰리는 인기를 확인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로 코스피 지수는 연일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이달 광주 화정아이파크 공사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294870) 뿐만 아니라 건설주 전반에 대한 투심은 악화일로다.
높은 구주매출에 대한 우려도 발목을 잡는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물량 1600만 중 75%에 이르는 1200만주가 기존 주주의 지분을 팔아야 하는 구주로 구성됐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인 현대건설(000720)의 구주매출은 없지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534만1962주를 통해 3093억~4044억원을 확보하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은 142만936주를 통해 823억~1076억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를 통해 기타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데,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0.32%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확보된 현금에 더해 현대글로비스 매각 대금까지 더하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일부라도 끊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올 상반기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보다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월 25일부터 26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한 후, 공모가를 확정할 방침이다. 현재 희망 공모가 밴드는 5만7900~7만5700원이다. 공모가를 확정하고 나면 내달 3~4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거쳐 2월 15일 코스피에 입성한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4조6300억~6조500억원이다. 현재 건설업종 대장주인 현대건설의 시가총액 4조5433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골드만삭스증권이 대표 공동 주관을 맡았다. 현대차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은 인수 회사로 참여한다.